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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우공들 더 큰 사랑주세요

Posted January. 01, 200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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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는 워낙 좋은 소입니다. 맛이 확실히 다르죠. 쇠고기 시장 개방으로 한우 농가들이 한동안 어려움을 겪겠지만 한우 특유의 우직함으로 잘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우리도 더 좋은 품종의 한우를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세밑 한파가 몰아친 지난해 12월 31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의 우량 한우 축사. 소들의 귀에 붙어 있는 인식표를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건초를 던져주던 백봉현(56) 연구관이 이렇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엔 30년 한우 연구 전문가로서의 자신감이 가득했다.

2009년 기축년은 백 연구관 같은 한우 전문가들에게는 매우 특별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입이 전면 개방된 미국산 쇠고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쇠고기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원들의 다짐도 각별하다. 더욱 활발한 연구를 통해 한우의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이에 대해 백 연구관은 자신 있다고 단언한다. 그의 자신감의 핵심은 우리 한우가 선천적으로 좋은 조건을 갖춘 품종이라는 사실이다.

그래도 더 좋은 품질을 향한 국립축산과학원의 발걸음은 그치지 않고 있다. 2006년부터 육질이 좋은 한우(IMF형Intramuscular Fat)와 육량이 좋은 한우(GR형Growth)를 구별해 품종을 개량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강원 평창군 대관령에 있는 축산과학원 시험장에선 IMF형과 GR형에 적합한 우량 한우가 100마리씩 사육되고 있다.

이는 15년 정도 앞을 내다보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킬 수 있는 한우를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백 연구관은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A품종 한우, 지방이 많은 B품종의 한우, 안심 맛이 좋은 C품종의 한우, 차돌박이 맛이 뛰어난 D품종의 한우 등을 개발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산과학원은 또 최근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복원 및 개량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전통 칡소와 제주 흑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축산과학원 양병철 연구사는 제주 흑우의 고기는 조선시대 때 왕에게 진상했을 만큼 육질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개체수가 적은 동물자원의 확보뿐만 아니라 시장성 면에서도 개량 연구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축산과학원은 또 사료값 상승을 이겨낼 수 있도록 풀을 이용한 한우 사육법도 농민들에게 전파할 방침이다.

백 연구관은 2009년은 소의 해이지만 수입 쇠고기가 엄청나게 밀려와 한우 농가들의 시름은 깊어질 것 같다며 하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 민족의 한우를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생각하는 한우 사랑의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세형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