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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지정 고려 증도가 조선 목판본으로 확인

보물 지정 고려 증도가 조선 목판본으로 확인

Posted January. 29, 2016 07:12   

Updated January. 29, 2016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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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목판본으로 알려졌던 보물 758호 증도가(證道歌·남명천화상송증도가) 2점이 모두 조선시대에 인쇄된 사실이 보물로 지정된 지 32년 만에 밝혀졌다. 증도가는 중국 당나라 승려 현각이 자신의 깨달음을 시로 읊은 불교 서적이며, 최근 진위 논란에 휩싸인 증도가자는 증도가를 찍은 금속활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 3명이 포함된 서지학 및 서예 전문가 7명이 25일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동일 목판에서 찍은 증도가 3점을 비교 조사한 결과 만장일치로 조선시대의 것으로 판정했다. 대상은 보물 제758-1호(삼성출판박물관 소장·1984년 지정), 보물 제758-2호(공인박물관 소장·2012년 지정)와 김모 씨가 지난해 문화재청에 국가문화재 지정을 신청한 증도가였다.

전문가들은 획의 굵기와 지질(紙質), 서체 등을 정밀 감정한 결과 보물 제758-1호 증도가는 조선 세종 때, 김 씨 소장본은 성종 때, 보물 제758-2호는 명종 때 인쇄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목판본들이 조선시대 서책으로 드러난 결정적 근거는 김 씨의 증도가에서 분리된 인수대비 발문이다. 이 발문에는 조선 초기 문신 김수온(金守溫·1409∼1481)이 성종 재위 기간인 1472년 6월에 글을 작성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문화재위원들은 김 씨 소장본에서 개장(改裝·책을 뜯어내 새로 제본하는 것)을 시도한 흔적을 발견했다. 누군가가 이 소장본이 고려시대 목판본으로 보이도록 일부러 발문을 떼어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만약 의도적으로 떼어낸 것으로 드러나면 국가문화재로 지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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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운 기자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