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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일본의 대표 브랜드였던 소니의 추락

주식회사 일본의 대표 브랜드였던 소니의 추락

Posted January. 29, 2014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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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일본 전자업체 소니의 장기 신용등급을 종전의 Baa3에서 Ba1으로 한 단계 낮췄다. 무디스가 매기는 21단계 신용등급 중 11번째 등급인 Ba1은 정크(투자 부적격) 수준의 낮은 등급이다. 무디스는 소니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 변화가 빠른 TV 및 PC사업 분야에서 난관에 부딪혀 수익성이 나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회사의 자금 조달 비용은 늘어나고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소니는 도요타자동차와 함께 세계를 놀라게 한 주식회사 일본의 자존심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1980년대 워크맨 신화()를 만들어낸 일류 기업이었고 모리타 아키오 같은 세계적인 경영자를 배출했다. 일본이 곧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요란하던 1990년, 미국 설문업체 랜도는 소니를 세계 제2의 브랜드파워로 선정할 정도였다(1위는 코카콜라).

그러나 최근 10여 년간 소니는 빠른 속도로 추락했다. 세계 시장의 판도가 바뀌는데도 우리가 제일이라는 착각과 자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사() 표준을 고집했다. 소니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이 세계의 흐름을 외면한 채 국내 시장에만 매달리다 국제경쟁에서 밀린 현상을 두고 갈라파고스 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나왔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에 독특한 생태계가 형성됐다는 것을 빗댄 말이다. 경영진이 장기적 관점에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회사를 멍들게 하는 잘못된 결정을 해도 제동을 걸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조직 내 관료주의도 팽배했다.

소니는 지난해 엔화가치 약세를 비롯한 아베노믹스 효과 등에 힘입어 반짝 실적이 개선된 적도 있지만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따른 것은 아니었다. 일본의 2013회계연도 상반기(49월)에 소니는 3기(1년 반)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영국 브랜드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의 글로벌 100대 브랜드 조사에서 한때 세계 정상급이었던 소니의 브랜드파워는 지난해 46위로 급락해 소니가 과거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삼성전자(8위)보다 훨씬 낮아졌다. 미국 경제학자 토드 부크홀츠는 2005년 소니의 브랜드 가치가 처음으로 삼성전자에 역전된 일을 세계 기업사에 남을 중요한 사건의 하나로 꼽았다.

기업의 세계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 아무리 잘나가는 기업이라도 한순간 방심하거나 선택을 잘못 하면 나락으로 떨어진다. 소니의 추락을 보면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중공업 LG전자 KT 등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기업들은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하고 끊임없는 혁신과 조직 내 관료주의 타파로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