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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은 한국에, 시야는 세계에

Posted November. 11, 2006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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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가슴은 한국에, 시야는 세계에 두고 행동할 때 유엔 사무총장 진출은 최대의 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10일 37년간 몸담았던 외교부를 떠나며 남긴 메시지다.

2년 10개월의 외교장관 재임기간 111개국 방문과 357일간의 해외 체류, 374회의 외교장관 회담 등 눈코 뜰 새 없는 일정을 소화한 반 장관은 유엔 사무총장직 인수를 위해 15일 뉴욕으로 떠날 예정이다.

반 장관은 이날 국회 고별연설과 장관 이임사를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강조했다.

유엔 사무총장 당선이라는 외교적 개가는 그동안 국민이 온갖 시련을 극복하면서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의 소산이다. 그 영광은 조국을 사랑해 온 모든 국민에게 돌려야 마땅하다.

반 장관은 국내적인 성공에만 도취돼 있으면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될 것이다. 한국은 사유의 틀을 국제무대로 확대해야 하고 여러 방면에서 국제 표준에 접근해야 할 것이라며 이 또한 우리 자신에 대한 존경심과 자긍심을 바탕에 둬야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반 장관은 북핵 문제 해결과 동북아 다자안보체제 도입 등은 뜻대로 되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며 이제 국제 공무원이 되어 한국을 떠나려고 하니 마치 한국으로부터 억지로 떨어져 나가는 듯한 상실감이 온 마음을 사로잡는 기분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외교부는 장관의 이임사를 사전에 배포했다가 일부를 수정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당초 이임사에는 외교당국이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에 휘둘려 좌고우면()하다가는 적기를 놓치게 돼 국익 손실을 초래하거나 (외교의) 효과가 상쇄된다는 내용이 있었으나 포퓰리즘이라는 용어가 현 정부를 비판하는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외교부 내에서 제기돼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에 반 장관은 이임사에서는 민주화 과정에서 유권자의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면서 외교하기 어려워진 측면이 있으나 국가 대계()에 관한 외교는 정부가 주도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리더십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