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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駐이집트 대사 급히 불러들인 까닭은

北, 駐이집트 대사 급히 불러들인 까닭은

Posted December. 07, 2016 07:06   

Updated December. 07, 2016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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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21호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박춘일 주이집트 북한대사(62·사진)가 결의안 발표 직전인 지난달 중순 돌연 가족을 데리고 평양으로 돌아간 것으로 6일 확인됐다. 북한은 이미 박 전 대사 후임자를 내정해 이집트 정부에 통보했고 아그레망(주재국의 임명 동의)이 진행 중이다.

 북한이 지난달 30일 안보리 결의안 채택 직전 박 전 대사를 급거 귀국시킨 것은 현직 대사가 안보리 제재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초유의 사태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대사는 다른 임지로 발령받지 않은 채 평양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사 후임자는 연내에 카이로에 부임할 예정이다. 결국 안보리는 이미 평양으로 돌아간 그를 이집트대사 직함으로 제재 명단에 올린 셈이 됐다.

 박 전 대사는 이집트에서 무기를 불법 판매하는 북한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를 지원한 혐의로 이미 3월 미국 정부가 발표한 독자 대북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는 ‘요주의 인물’이다. 북한 외교관으로 신분을 가장한 KOMID 소속 직원 2명이 3월 이집트에서 불법 무기 거래 혐의로 추방됐을 때 박 대사도 추방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올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미국과 부쩍 가까워지고 있는 이집트가 박 전 대사의 존재에 부담을 느껴 북한에 미리 교체 신호를 보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세계 정상 가운데 가장 먼저 트럼프 당선인에게 당선 축하를 했을 정도다.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이집트는 이번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도 찬성표를 던졌다. 정부 당국자는 “박 전 대사가 공식적으로 추방된 건 아니지만 이집트 정부가 교체를 요청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동주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