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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 공습 ‘보복 악순환’

Posted April. 20, 2024 08:14,   

Updated April. 20, 202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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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이란으로부터 사상 처음 본토를 공격당한 지 엿새 만에 이란의 군사기지에 대한 재보복을 강행했다. 이번 공격은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에 대응해 이란이 13일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것에 대한 재보복 성격이다. 양국이 지금처럼 공격과 반격을 주고받으며 ‘보복의 악순환’을 지속할 경우 중동 지역의 군사 강국 간 본격적인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ABC방송 등은 이스라엘이 19일(현지 시간) 이란 내 목표물을 미사일로 타격했다고 미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국영 TV는 이날 오전 4시경 중부 이스파한주의 주도 이스파한 상공에서 무인기(드론) 3기가 목격됐고, 이에 방공체계가 가동돼 모두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익명으로 외신에 이란 공격에 대해 시인했지만,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공식적으로 이번 공격과 관련한 공식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스파한은 이란 육군항공대 기지를 비롯한 군사시설은 물론이고 우라늄 농축 시설인 나탄즈 핵시설 등 이란의 ‘핵 인프라’가 있다. 다만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 핵시설에 피해가 없음을 확인했다”라고 발표했다. 미 정부 당국자도 CNN방송에 “이스라엘 공격이 이란 핵시설을 겨냥하지는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은 제한적인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란은 앞서 이스라엘이 다시 공격해 온다면 “즉각적이고 최대 수준으로 갚아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이에 공이 다시 이란으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킴 도저 CNN 글로벌 문제 분석가는 “양국 간 이러한 ‘확장 사다리(escalation ladder)’가 정말 끔찍한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의 재보복에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3% 넘게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90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외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011.35엔(2.66%) 내린 3만7068.35엔에 마감했다. 국제 유가도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한때 3% 이상 급등했다.


조은아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