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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통해 흥민이 키울 지혜 얻어, 겸손이 중요”

“독서 통해 흥민이 키울 지혜 얻어, 겸손이 중요”

Posted April. 18, 2024 07:48,   

Updated April. 18, 2024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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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민이가 책 읽을 시간이 없으면 제가 독서노트에 썼던 중요한 기록들을 책에 표시해 잠자는 아들 머리맡에 놓아 줍니다.”

축구 선수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62)은 17일 자신의 두 번째 책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난다)’의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책에는 손 감독이 2010년부터 작성한 독서노트 6권을 바탕으로, 김민정 시인과 진행한 인터뷰를 담았다.

손 감독은 소문난 독서광이다. 연간 200∼300권을 읽는다고. 하지만 아들 둘에게 독서를 따로 강권하지는 않는다. 슬며시 ‘독서노트’를 내미는 정도다. 그는 “최고의 노후 준비는 다 큰 자식에게 잔소리를 안 하는 부모가 되기 위한 노력”이라며 “나는 큰아들 부부 집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다 큰 자식의 삶은 부모와 완전히 분리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 인생이 행복하려면 재능을 발견하고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아들 둘이 어렸을 때 학교 무단결석까지 해가면서 여행을 가곤 했다는 것. 그는 “아이들이 가진 재능보다 (사회적인) 부나 성공으로 부모들이 유도를 한다”면서 “아이가 재능을 개발하고, 재능을 갖고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학교 공부보다 우선”이라고 했다.

때론 부모의 단호함도 강조했다. 손 감독은 “흔히 자식에게 친구 같은 부모가 돼 줘야 한다고 하는데 그건 직무유기”라며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끝끝내 말해 줄 수 있는 건 부모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식에게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이 진짜 부모’라는 신념을 가졌다고 했다. 아들에게 꿈은 무엇인지, 어떨 때 행복한지 늘 물어봤다는 것. 그때마다 둘째 흥민은 “축구 하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했단다. 손 감독은 “부모는 아이의 뒤를 따라가는 사람이지, 아이를 앞에서 잡아끄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자 손 감독은 ‘겸손’이란 한 단어를 꼽았다. “중국 진시황 병마용을 열었을 때 무릎 꿇은 병사 토용(土俑)만 거의 온전히 보존돼 있었다고 합니다. 낮추고 숙이는 것이 세상 사는 데 가장 큰 지혜 아닐까요.”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