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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영수회담 필요”, 대통령실 일단 신중  

與野 “영수회담 필요”, 대통령실 일단 신중  

Posted April. 13, 2024 07:42,   

Updated April. 13, 2024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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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여당의 4·10총선 참패 후 국정 쇄신 의지를 드러내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 만남에 거듭 긍정적 입장을 나타냄에 따라 현 정부 출범 후 첫 영수회담 성사 여부가 정치권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영수회담에 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고, 후임 국무총리 인준 등 현안 곳곳에서 거대 야당의 이해를 구하는 게 불가피한 만큼 회담 성사 여부가 국정기조 변화의 리트머스 시험지로도 평가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당연히 만나고 당연히 대화할 것이다. 윤 대통령도 야당의 협조와 협력이 당연히 필요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못 한 게 아쉬울 뿐”이라고 했다. 이어 “야당을 때려잡는 게 목표라면 대화할 필요도, 존중할 필요도 없겠지만 (야당이) 국정을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축”이라며 “삼권분립이 이 나라 헌정질서의 기본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존중하고 대화하고 이견이 있는 부분은 서로 타협해야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대통령실은 총선 참패 이후 윤 대통령이 협치 의지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 대표의 이날 영수회담 제안에는 “일단 계획이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영수회담과 관련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은 영수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왔다. 4·10총선에서 확인된 돌아선 민심과 여권 내에서도 영수회담에 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 나오는 등 윤 대통령을 향한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또 후임 총리의 경우 국회 인준안 통과가 필수적인 만큼 여소야대 상황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나 협조를 구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다음 주초 총선 결과에 대한 입장 발표와 함께 향후 국정 쇄신 방향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국민 담화 발표가 아닐 경우 국무회의 등을 통해 메시지가 전달될 가능성이 있다. 또 일방 소통 비판을 고려해 기자회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총리의 후임 인선 콘셉트를 ‘정무형 통합형’으로 놓고 다각도로 고심하고 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 김병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박주선 전 의원,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으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 위원장,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장제원 전 의원 등 복수의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