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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 오늘부터 진료-수술 축소… “당직 다음날 낮 근무 안해”

의대 교수들 오늘부터 진료-수술 축소… “당직 다음날 낮 근무 안해”

Posted April. 01, 2024 07:44,   

Updated April. 01, 2024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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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교수들이 4월부터 근무시간 단축에 들어가면서 대형병원들의 진료 공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환자들은 수술 등이 미뤄져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게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4월부터 근무시간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방재승 비대위원장은 “24시간 연속 근무 후 다음 날 주간 근무를 쉬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데 동의했다”며 “중증 및 응급환자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수련병원별로 외래와 수술을 조정하기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진료 축소는 의료진의 피로 누적으로 인해 환자의 안전이 위협받는 것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게 비대위의 설명이다.

다만 진료 축소 여부는 교수의 개별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 서울 대학병원의 한 외과 교수는 “응급 및 중증환자 수술이 많은 과에선 일률적으로 근무시간을 줄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진료 축소는 응급환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진료과를 중심으로 외래 진료를 줄이는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충북대병원은 4월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다.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 비대위도 사직서 수리 전까지 주 52시간 수준으로 진료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근무 축소를 놓고 병원 경영진과 교수들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최근 전공의 수련병원 병원장들에게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지켜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 등으로 하루 1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는 병원들은 수술실을 더 운영하고, 외래 진료도 줄이지 말아 달라고 남은 의료진에게 요구하고 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31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집단행동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의료계에선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당선인이 비대위 전면에 나설 경우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을 500∼1000명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초강경파’로 분류된다.

사태 해결을 위해선 정부와 의료계 모두 서로를 자극하는 날 선 목소리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홍제 원광대 의대 교수회 비대위원장은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에 대해 “의사를 무시하는 거친 언사로 이 사태를 악화시킨 분”이라며 “언론 대응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차관은 의사 집단행동과 관련된 정부 대응을 직접 밝히면서 의사들과 갈등을 빚어 왔다.


박성민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