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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자유로운 에너지 느껴보세요”

“베토벤의 자유로운 에너지 느껴보세요”

Posted August. 03, 2020 07:42,   

Updated August. 03, 202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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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토벤의 활동 무대였던 빈에서 삶의 절반을 보냈고 늘 그를 만나 왔어요. 이제 베토벤의 탄생 250주년을 한층 의미 있게 보내게 되었습니다.”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젊은 음악가 육성 프로젝트인 ‘넥스트 스테이지’ 올해 지휘자로 선정된 지휘자 박승유(33·사진)의 말. 2015년 28세로 런던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우승한 그가 19일 오후 7시 반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코리안 심포니 넥스트 스테이지 무대에서 베토벤 ‘피델리오’ 서곡과 교향곡 4번을 지휘한다.

 지난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한 16세의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을 협연하는 ‘올 베토벤’ 프로그램이다. 넥스트 스테이지 콘서트는 그해의 지휘자에게 프로그램 구성의 권한을 준다.

 박승유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에서 첼로를 공부했고 빈 국립음대에서 지휘 전공으로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2018년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국제지휘콩쿠르에서 2등상과 청중상을 받았다.

 “처음엔 베토벤 이후의 작곡가들에게 더 관심이 많았죠. 공부를 할수록 베토벤에 대한 후배 작곡가들의 존경과 그들이 받은 영향을 느꼈고, 빈이라는 환경도 더해 베토벤에 빠져들어갔습니다.”

 이번 콘서트의 메인곡인 교향곡 4번은 웅대한 3번 ‘영웅’과 5번 교향곡 사이에서 ‘두 거인 사이에 있는 그리스 여인’으로 불리는 작품이다.

 “3번과 5번 교향곡은 작품의 ‘메시지’가 강한 반면 4번은 더 음악 자체의 기법에 집중할 수 있죠. 자유롭고 유머러스한 곡이기도 해서 선택했습니다.”

 첼리스트에서 지휘자로 경로를 바꾼 이유를 물었다. 그는 “유학을 떠나면서 좋은 연주자에서 음악가로, 음악가에서 예술가로, 나아가 좋은 인간이 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고 말했다. 첼로나 지휘는 그 경로에서 주어지는 ‘모습’일 뿐이라는 것. ‘인간의 완성’을 목표로 삼았던 베토벤을 떠올리게 하는 말이었다.

 지난해 넥스트 스테이지에도 여성 지휘자 김유원이 선발됐다. 세계에 불고 있는 여성 지휘자 열풍에 대해 박승유는 “지휘자가 가진 다양한 배경과 자질에 비해 여성이거나 남성이라는 요소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휘자로서의 롤 모델을 묻자 카를로스 클라이버, 클라우디오 아바도, 마리스 얀손스를 들었다.

 “음악 본연에 충실하면서 자신들의 개성도 충분히 발휘한 거장들이었죠. 그들의 무대에는 음악에 대한 헌신과 숭고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런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