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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대사 “한국, 대만 언급 없었다면 좋았을것”

中대사 “한국, 대만 언급 없었다면 좋았을것”

Posted May. 27, 2021 07:27,   

Updated May. 27, 2021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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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사진)가 26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관련 내용이 “아예 없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대만 관련 언급이 “매우 원론적인 내용”이라며 진화에 나선 상황에서 대만 문제 거론 자체를 문제 삼고 나선 것. 싱 대사는 “중국과 미국이 화해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중간 나라들이 좋은 역할을 하면 좋겠다”면서 한국에 미중 간 균형외교를 요구하고 나섰다. 

 싱 대사는 이날 MBC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한미 성명에 “중국”이라는 표현이 빠진 데 대해 “(한국이) 많이 노력한다고 평가한다”면서도 “중국 단어가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을) 겨냥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중이 수교할 때 이미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명확히 인정했다. 남중국해 문제도 우리는 주변국과 협력해서 해결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쿼드(미국 중국 일본 인도 4자 협의체) 언급을 겨냥해 “하나의 나라, 몇 개의 나라가 만드는 질서에 대해 우리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면서 “미국은 자꾸 그룹을 만들어 중국을 포위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이) 우리 입장을 많이 고려해주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했다. 한국의 쿼드 참여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것.

 한미가 정상회담을 통해 안보뿐 아니라 경제·첨단기술 분야로 동맹을 확대한 데 대해서도 싱 대사는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중국은 미국처럼 (자국의) 기술을 다른 나라에 안 주는 식으로 통제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중국이) 10년 안에 22조 달러를 해외로부터 수입할 텐데 한국이 국익을 판단해 이런(중국) 시장을 활용해 경제 발전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이날 싱 대사의 발언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나온 중국의 반발 수위에서 더 나아가지 않았다. 정부가 “불장난하지 말라”는 중국의 불만에 “한중은 특수관계”로 진화에 나서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일단 우리 정부의 행보를 지켜보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마저 등을 돌릴 경우 동맹국을 규합한 미국의 중국 견제를 막아내기 힘들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 대사는 시진핑 주석 방한 계획에 대해서는 “현 상태에서는 확실하게 말할 게 없다”고 했다.


최지선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