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시동 건 박지원 ‘안철수 색깔 지우기’?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당 PI(Party Identity) 교체 등 당 쇄신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당 일각에선 ‘안철수 색깔 지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의당은 다음 주 초 최고위원 회의실 ‘백드롭’부터 교체할 계획이다. 이는 박 비대위원장이 지난 주말 당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백드롭 교체를 시작으로 엠블럼은 물론이고 국민의당의 상징색인 녹색을 계속 사용할지 등 전면적인 PI 교체 검토 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회의실 뒷벽에는 현재 ‘사람인(人)’자를 형상화한 당 엠블럼과 함께 ‘국민 편 국민의당”이라는 로고가 적힌 백드롭이 걸려 있다. 이는 4·13총선 과정에서 김수민 의원 등이 만든 것으로 홍보비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서 벗어나려는 새 지도부의 의지로 해석된다.

　국민의당은 안 전 대표 측근 그룹이 전면에 포진하면서 내부적으로는 호남의 더불어민주당 탈당 의원 등 당 운영 과정에서 소외된 그룹의 불만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박 비대위원장의 이 같은 시도는 ‘사당화’ 논란까지 일었던 안 전 대표 중심의 당 운영에 변화를 예고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손학규 전 더민주당 상임고문 영입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내에 손 전 고문의 활동 공간을 마련해 주는 의미도 깔려 있다는 얘기다. 박 비대위원장은 1일 최고위원·중진회의 연석회의에서 “국민의당은 열린 정당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손 전 고문을 포함해 많은 외부 인사에 대한 영입 노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다시 한번 손 전 고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한편 지난달 13일 네팔로 출국했던 문재인 전 더민주당 대표가 8일 귀국한다. 문 전 대표는 귀국 후 일단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물면서 향후 활동에 대한 구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가 조만간 저서 발간과 함께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 전 대표 측은 “이르면 8월 중 책 발간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대선 패배 1년 뒤인 2013년 12월 ‘1219 끝이 시작이다’는 책을 발간하고 북 콘서트 등을 통해 대권 행보를 재개한 바 있다.

길진균 leon@donga.com·송찬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