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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바마도 언급 안한 대북제재, 중국은 설득시킬 수 있겠나

<사설> 오바마도 언급 안한 대북제재, 중국은 설득시킬 수 있겠나

Posted January. 14, 201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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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어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배치에 대한 답변을 통해 북한의 핵 또는 미사일 위협을 감안해 가면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전술핵 배치에 대해 한반도 이쪽에 꼭 핵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중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미국이 자신들을 겨누는 것이라고 반발하기 전에 북이 핵을 포기하도록 압박, 굳이 사드를 배치하지 않아도 될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이 패트리어트 시스템과 킬 체인 등으로 북의 핵과 미사일에 대처하기 어려운 만큼 사드 배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 동안 수면 밑에 있었던 사드 문제를 이제 한미 양국이 공론화할 때도 됐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제재가 포함된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이 (유엔 안보리에서) 도출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의 핵실험 뒤 일주일이 지나도록 박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도 못한 상태다. 박 대통령이 어렵고 힘들 때 손을 잡아 주는 것이 최상의 파트너라며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절제된 언어로 압박한 것을 시 주석이 무겁게 받아들였으면 한다.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도 박 대통령과 비슷한 시각에 임기 마지막 국정연설을 했다. 당초 엄중한 대북 메시지가 담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어떤 나라도 감히 우리와 우리의 동맹을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것이 파멸에 이르는 길임을 알기 때문이라고 에둘러 경고하는 데 그쳤다.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것은 철저히 무시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으로선 묵언의 경고가 더 불안하고, 신경이 쓰일 수 있다. 그러나 3년 연속 국정연설에서 북핵 문제가 빠진 것은 미국의 우선순위에서 밀렸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도 북의 핵실험을 몰랐다고 박 대통령이 확실히 밝힌 것은 미국의 대북 감시에 허점이 있음을 공개한 것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다.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해도 북의 도발을 사전에 포착하지 못하면 선제타격은 불가능하고 당한 뒤 뒤늦은 사후 대응만 가능할 뿐이다. 미국이 몰랐다고 해서 김정은이 작년 12월 15일 핵실험을 지시한 것을 올해 1월 6일 실제로 감행할 때까지 까맣게 몰랐던 국가정보원과 군 당국의 무능이 면책되는 것도 아니다. 한국 정부의 입장을 동맹국인 미국의 국정연설에 적극 반영하지 못한 외교부의 무능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미국 일본과 긴밀히 협력하고, 중국 러시아를 설득해 북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가야 한다. 어제도 북 무인기 1대가 어제 오후 군사분계선을 넘어 서부전선 최전방 도라산 관측소(OP) 앞에 나타났다가 우리 군이 기관총 20 여발로 경고사격을 하자 되돌아갔다. 북의 핵실험 후 1000 여 명의 장병들이 전선을 지키겠다며 전역 연기를 신청한 모습이 대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