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아베, 중전승절 전후 중국 방문 안한다

Posted August. 25, 2015 07:21,   

ENGLISH

아베 신조(사진) 일본 총리가 다음 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항일 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행사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9월 3일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날을 전후해 중국을 방문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미국과 유럽 정상들이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불참하는 것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 번째 일중 정상회담은 물 건너가

그동안 일부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다음 달 초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만약 참가한다면 패전국 정상이 사죄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으므로 열병식을 포함한 전승절 본 행사에는 불참한다는 등 구체적인 계획이 검토되고 있다고도 했다. 아베 총리도 14일 NHK에 출연해 (중국 방문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이 행사가 반일()적인 것이 아니고 융화적인 행사가 되는 것이 전제가 아니겠느냐고 방중 가능성을 언급했었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 아베 정권의 핵심 외교 브레인인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이 중국에 다녀왔다. 그의 방중을 두고 야치 국장이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APEC) 직전 중국을 방문해 두 정상의 첫 만남을 성사시킨 주인공이었으니만큼 전승절 참석과 관련한 방중 아니었겠느냐는 추측이 난무했었다.

안보법제 통과에 주력

아베 총리의 이번 결정에 대해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미국과 보조를 맞추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 전승절이라는 성격상 반일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중국이 각종 행사에 항일이라는 명칭을 붙인 것에 대해 일본 측 저항이 심했다. 양측이 조정했지만 결국 조건이 맞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할 경우 역사 이슈를 고리로 한중이 손을 잡는 모양새가 돼 실익도 없는 방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한편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가 중국 방문을 하지 않겠다고 한 이유에 대해 국회 상황 등을 감안해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가 최대 현안이 되고 있는 안보법제의 국회 통과를 직접 챙기겠다는 뜻이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골자로 한 안보법안은 현재 참의원에서 논의 중인데 정부는 다음 달 27일까지인 정기국회 회기 중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스가 장관은 국제회의 등의 기회를 통해 솔직한 의견 교환을 하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9월 유엔총회나 11월 APEC 정상회의 등 기회를 봐 가면서 일중 정상회담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