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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을 풀기 위한 정부의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북핵을 풀기 위한 정부의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Posted April. 06, 201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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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지리한 협상 끝에 타결지은 이란핵과 북핵은 본질적으로 다른 게 많아 국제사회의 압박과 여론이 집중된다 해도 어려움이 산적해있다. 북한은 이번 이란 핵 협상과 비슷한 제네바 합의를 1994년 미국과 했으나 몰래 핵 개발을 했고 핵무기와 핵 계획 포기에 관한 6자회담 919 공동성명 등 비핵화 합의도 여러 차례 깼다. 3차례나 핵 실험을 한 북한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핵 전쟁 위협까지 서슴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가진 싱크탱크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보다 창의적이고 다원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북핵 불용을 넘어서는 실질적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핵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구두 경고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는 북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한국이 구상하는 코리아 포뮬라라는 해법을 놓고 6자회담 재개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5자간의 탐색적 대화를 먼저 여는 방안도 모색되고 있다고 하지만 큰 진척은 없다. 이란이 경제제재에서 벗어나기 위해 핵협상에 나온 것처럼 북에 대한 제재와 압박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유엔이 대북 제재를 해도 중국이 북의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하면 북이 절박한 협상 동기를 느끼지 못하기 쉽다.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모든 것을 잃을 것이고, 핵을 포기해야만 살 길이 열린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만 핵협상이 성공할 수 있다.

이란 핵협상 타결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고 국제사회에 밝히고 협상으로 경제 제재를 풀겠다고 국민을 설득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이 로하이와 같은 실용적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정부는 모든 채널을 통해 설득하고 압박할 필요가 있다. 중국 러시아와의 대북 협력도 크게 강화해야 한다.

미국은 동맹인 이스라엘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란 핵 협상을 타결지었다. 앞으로 북미 간에 핵 협상이 진전될 경우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한미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가만히 앉아 북한의 핵탄두가 늘러나는 것을 방치하는 것보다는 당장 6자 회담이라도 재개해 북한을 협상의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보다도 김관진 대통령안보실장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주도적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