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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미 채무한도 못올리면 세계재앙 야 압박

오바마 미 채무한도 못올리면 세계재앙 야 압박

Posted January. 16, 20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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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2의 국가부도 위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월가와 국제금융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2011년 8월 국가채무한도 협상 난항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나오면서 미 국가신용등급 하향 사태를 불러왔던 상황이 1년 반 만에 재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협상 실패 시 재정절벽 파장과는 비교가 안 될 폭풍이 몰아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15일 백악관에서 열린 1기 임기를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신용도는 협상 수단이 될 수 없다며 의회는 조건 없이 국가채무 한도를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1시간 남짓한 기자회견의 절반 이상을 국가채무 문제에 할애한 그는 돈을 빌려 쓴 뒤 부채 한도를 올리지 않겠다는 것은 식당에서 밥 잘 먹고 돈을 내지 않으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도박 인질 등 강한 톤의 단어로 공화당에 맹공격을 퍼부었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재정지출을 줄이지 못해 발생할 문제 또한 심각하다며 의회는 지출 삭감에 대한 책임 있는 법안을 통과시킬 의무가 있다고 반박했다. 폴리티코는 공화당 의원 절반 이상은 대통령이 지출 삭감에 동의하지 않으면 디폴트와 정부폐쇄를 불사한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14일 전했다.

미 뉴욕 월가의 투자은행인 키프 브루예트 앤드 우즈의 브라이언 가드너 부사장은 월가는 정치권의 협상 결과에 냉소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2011년 8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동참하지 않고 전망만 부정적으로 내렸던 무디스와 피치는 지난해 9월과 12월에 각각 협상 실패 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막판 타결 협상은 미국 지급 능력의 신뢰성을 상당히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을 지낸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특별 기고에서 채무한도 증액 협상이 실패하면 미 정부가 (2월 중순 이후) 쓸 수 있는 돈은 현재의 74%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지출할 수 없는 26%의 돈은 국내총생산(GDP)의 6% 이상으로 재정절벽 실패 시 예상되던 4%와는 비교가 안 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두 번째 국가신용등급 강등 위기가 가장 큰 후유증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말 재무부 특별조치로 연장된 국가채무 한도는 2월 중순에 소진될 것이 확실시된다. 미 의회가 국가채무한도 추가 인상 결의에 합의하지 못하면 공무원 임금 사회보장지출 연금 공사대금 등의 지급이 연기되고 미 국채를 보유한 해외투자자에게 이자를 갚지 못하는 국가부도 상황을 맞게 된다.

이런 위기가 처음 벌어진 2011년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800포인트 넘게 폭락했다. S&P는 그해 8월 5일 미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트리플A(AAA)에서 한 단계 낮은 더블A플러스(AA+)로 강등했다. 기축통화인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사상 처음으로 떨어진 치욕의 날이었다.



박현진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