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줄기세포 연구진이 국제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이 사진 중복게재 논란으로 철회되는 일이 벌어졌다.
세포의 신호전달 체계를 다루는 미국의 항산화 및 산화환원신호전달(ARS)지가 올해 서울대 수의대 강수경 교수가 이 학술지에 게재한 4편의 논문을 이달 모두 철회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강 교수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도하는 21세기 프론티어 세포응용연구사업단에 있으면서 줄기세포연구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 주목받던 연구자다.
8일 익명의 제보자는 ARS지 등 10종의 국제학술지 편집위원에게 강 교수가 교신저자로 된 논문의 중복게재 의혹을 제기한 영문 e메일을 보냈다. 교신저자는 연구 전체를 책임지는 저자를 뜻한다. 제보자는 2006년부터 2012년에 강 교수가 교신저자로 발표한 논문 14편 각각에 대한 의혹을 70쪽 분량의 슬라이드 자료로 정리했다. 의혹 제기자는 각 논문에 포함된 일부 사진들이 다른 논문에서 게재했던 사진들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즉 여러 논문에 같은 사진을 중복게재했다는 것이다.
이후 ARS 편집진은 강 교수에게 해명 자료를 요청한 뒤, 의혹이 제기된 논문 4편을 철회했다. 현재는 단순 오류인지 고의인지 판단하기 위해 조사 중이다.
이에대해 강 교수는 새로운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은 실수가 포함됐다며 재실험을 거쳐 분명한 연구 결과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이 국내에 알려지게 된 배경에는 2005년 황우석 박사팀의 논문조작 사태의 발원지였던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브릭)가 있다. 생명과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각종 연구 정보를 나누는 브릭에 강 교수에 대한 국제 학술지의 논문 철회 소식이 알려지자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서울대는 ARS 편집진의 최종 판단에 따라 연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줄기세포학회도 29일 학회 차원의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