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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념의 시대 갔다던 MB, 지금 사태 보고 있나

[사설] 이념의 시대 갔다던 MB, 지금 사태 보고 있나

Posted May. 18, 2012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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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08년 31절 기념사에서 이제 이념의 시대는 갔다고 말했다. 낡은 이념에 사로잡혀선 선진국가로 도약할 수 없다는 의미였겠지만 이념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색깔론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중도실용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휘청거리는 국기()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우리민족끼리 분위기 속에 한미동맹 해체와 북한식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는 종북()세력이 발호했다. 급기야 종북보다 종미()가 더 나쁘다고 말하는 이들이 다수 국회에 입성하는 사태를 목도하게 됐다. 그들이 외피()로 둘러쓴 진보는 약자나 소외된 계층을 위한 정치도 아니고, 유럽의 좌파 같은 사회주의나 사민주의도 아니다. 북한정권에 정통성이 있다고 믿고,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아닌 다른 체제로의 변혁을 꾀하는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세력이다.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근간을 갉아먹고 있는 종북세력의 암약을 몰랐다면 무능이고, 알면서도 외면했다면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이 대통령을 거울삼아 차기 대통령의 이념을 분명히 살펴야만 한다. 특히 지금 세상에 빨갱이가 어디 있느냐라고 했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종북세력의 실체가 드러난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답해주기 바란다. 아직도 종북세력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면 국가의 운명이 걸린 중요한 문제에 대해 무지()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안 원장은 종북 세력이 똬리를 튼 통진당과 연대해 공동정권을 세우자는 민주통합당과 손을 잡을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문성근 최고위원은 자신이 명예이사장으로 있는 늦봄문익환학교에 간첩죄로 8년을 복역한 사람이 교사로 재직하고, 졸업식장에서 북의 축사를 읽은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몰랐는가. 이 학교 설립주체들은 노동당 직영학교 같은 것을 세운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통진당과 연대를 계속하겠다는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 이해찬 고문의 생각도 궁금하다.

이 대통령은 보수 세력의 지지를 받아 선출됐음에도 이념에 무개념적 태도로 시대적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 남은 임기 중에라도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국기문란 행위를 바로잡는 것이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대통령의 소임을 다하는 것이다. 작년 8월 취임 일성으로 이 땅에 북한 추종세력이 있다면 이는 마땅히 응징되고 제거돼야 한다고 했던 한상대 검찰총장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 손을 놓고 있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