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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카 김, BBK 의혹 털고 새 살길 찾기?

Posted March. 01, 2011 10:16,   

김경준 전 BBK 대표(45복역 중)의 누나 에리카 김 씨(47)가 돌연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그의 입국 배경을 놓고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BBK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2007, 2008년 검찰과 특별검사의 수사를 거쳐 김경준 씨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확정 판결을 내리며 법적으로는 종결된 사건이다. 하지만 2007년 대선 정국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BBK의 실소유주라던 김 씨의 주장이 일으킨 파문이 워낙 컸던 까닭에 정치권에서는 김 씨가 새로운 주장을 펼지 모른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BBK 실소유주는 MB 주장은 거짓말

김 씨는 지난달 25, 26일 이틀간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2007년 대선 당시 BBK의 실제 소유주는 이 후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시인했다. BBK가 이 후보 소유의 회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도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씨는 정작 자신의 주된 범죄혐의인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및 횡령 혐의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며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씨의 이 같은 진술이 그의 느닷없는 입국 배경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관련 허위사실 유포혐의를 인정해 현 정권에 선처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형량이 무거운 주가조작횡령 혐의는 이미 유죄확정 판결을 받아 잃을 것이 없는 동생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한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 씨가 징역 8년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 동생 김경준 씨의 조기석방 등 구명운동 차원에서 입국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경준 씨의 경우 2007년 11월 국내에 송환돼 구속된 이후 형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년 3개월가량 복역했다. 특별감형이나 사면 같은 시혜를 받지 못하면 2015년 11월까지 4년 9개월가량 더 감옥 안에서 지내야 한다.

일부에서는 김 씨가 재기하기 위해서는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민형사 사건을 마무리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 씨는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 법원에서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은 씨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다스와 민사소송 항소심 재판을 벌이고 있다. 다스는 김 씨 남매를 상대로 190억 원의 투자금 반환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한 바 있다. 동생 김경준 씨도 지난해 11월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명박 대통령이며 이 대통령이 재판에 직접 출석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수십 쪽 분량의 친필 서류를 작성해 이 사건의 담당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김 씨의 이번 귀국도 재판에 필요한 자료 등을 확보하고 유리한 검찰수사 결과를 받아내 민사소송에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김 씨가 국내의 한 대형 유통업체에 물품을 납품하는 사업을 하기 위해 약혼자와 함께 입국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왜 하필 지금 입국했나?

김 씨의 입국이 그림로비 의혹이 불거지자 출국했던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귀국과 하루 차이로 이루어지면서 두 사람의 입국 시기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율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 전 청장이 2007년 대선 직전 대구지방국세청의 포스코 세무조사 과정에서 서울 도곡동 땅은 이명박 후보 소유라는 문건이 발견됐는데도 이를 덮은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 같은 기획입국설은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나 검찰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두 사람이 모두 자진 귀국을 한 데다 한 전 청장의 경우 사전에 정확한 입국날짜도 알리지 않았다는 것. 또 두 사건은 사실관계나 법적인 측면에서 완전히 별개 사건인 데다 김 씨의 귀국은 미국 현지에서 거액의 금융권 대출을 받으려고 소득을 부풀렸다가 2008년 2월 미국 법원으로부터 선고받은 보호관찰 기간이 이달로 끝났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여전히 검찰 주변에서는 미국 시민권자인 김 씨가 굳이 국내에 들어와 검찰 조사에 응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미 동생 김경준 씨가 징역 8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상황에서 공범으로 지목돼 있는 김 씨가 형사처벌의 위험을 무릅쓸 이유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전성철 이서현 dawn@donga.com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