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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남유럽발 충격파 증시요동

Posted May. 07, 2010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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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수면 위로 솟아오르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유럽과 미국에 이어 아시아 증시가 추락했고 한국의 종합주가지수도 1,700선이 무너졌다.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외국인투자가가 약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순매도에 나섰고 원-달러 환율은 20원 넘게 급등했다.

6일 종합주가지수는 외국인이 7400억 원 넘게 팔면서 4일보다 34.04포인트(1.98%) 떨어진 1,684.71로 마감됐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도액 규모는 7400억 원으로 2008년 6월 12일의 9731억 원 이후 최대 규모였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무려 4.11% 곤두박질했으며 일본 닛케이종합주가는 3.27%, 대만 자취안지수는 1.53% 각각 떨어졌다.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4, 5일에 걸쳐 2% 넘게 하락했고 유럽 각국 증시도 이틀간 최대 5% 가량 급락한데 이어 6일에도 대부분 하락세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4일 종가보다 25.80원(2.31%) 오른(원화가치는 하락) 1141.30원에 마감됐다. 32.30원(2.52%) 올랐던 2009년 7월 12일 이후 최대 폭의 상승이었다. 환율이 장중에 최중경 라인으로 불리는 1140원대를 넘어선 것은 3월 29일 이후 처음이다.

이미 알려진 악재였던 남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메가톤급 위력을 발휘한 것은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포르투갈 국가신용등급의 하향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낮춘데 이어 나온 움직임이어서 불안심리를 크게 부추겼다. 투자자들은 유로존에서 국내총생산(GDP) 규모 4위권인 스페인도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소문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또 6일 총선을 실시하는 영국에서 어느 당도 과반의석을 확보할 수 없을 만큼 각축전을 벌이는 점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영국에 다수당이 나오지 않으면 현재 마련 중인 재정긴축법안의 통과가 불확실해질 수 있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이미 영국정부에 대해 강력한 재정 긴축안을 내놓지 않으면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에서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에 11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그리스가 위기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이 자금을 받는 대가로 그리스가 공무원의 임금을 삭감하거나 동결하고 세금을 인상해야 하지만 그리스 국민의 극렬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채무상환능력이 없는 그리스에 단순히 유동성을 지원하는 것만으로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해 보인다며 여러 전문가들은 그리스에 대해 채무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장은 그리스 문제가 스페인이나 영국의 구제금융신청까지 진행되면 주가는 고점 대비 최대 20%, 그 이전 단계에서 마무리되면 1015%가량 떨어질 수 있고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11001150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최 팀장은 세계의 유동성이 한국 등 신흥시장으로 몰려들 수밖에 없어 연말로 가면서 주가가 다시 오르고 환율도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임숙 김재영 artemes@donga.com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