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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군과 안보체제 일신, 실천 각론이 중요하다

[사설] 군과 안보체제 일신, 실천 각론이 중요하다

Posted May. 05, 201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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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했다. 이는 천안함 폭침사태에 대한 충격과 반성과 결의를 이 대통령이 국내외에 표명한 것이라고 우리는 이해한다. 대통령이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직접 주재한 것은 창군() 이래 62년 만에 처음이다.

어제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사태가 터지자마자 남북관계를 포함해 중대한 국제문제임을 직감했다는 말로 사실상 북한을 천안함 사태의 배후로 지목했다. 이 대통령은 원인을 찾고 나면 그 책임에 관해 분명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재차 다짐했다. 그는 국가안보 태세의 총체적 점검을 위한 대통령 직속 기구의 한시적 구성과 대통령실의 안보기능 강화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훗날 역사는 천안함 사태를 통해 우리 국군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며 군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주문을 했다. 무엇보다 군이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던 것은 아닌지, 현실보다는 이상에 치우쳐 국방을 다뤄온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새롭게 정신무장을 다질 것을 촉구했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군의 안보태세, 긴급 대응 및 보고 지휘체계, 정보 능력, 기강을 전면 쇄신하고 시대의 변화에 맞게 작전도, 무기도, 군대조직도,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마의 전략가 베제티우스는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을 남겼다. 이날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는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이고, 치명적 무기로 무장한 집단을 지척에 두고도 살얼음판의 평화에 취해 무신경하게 살아온데 대한 자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천안함이 침몰한 3월 26일을 국군 치욕의 날로 기억할 것이라며 대북 정보감시 강화, 초동조치 보완, 서북해역 대비 개념 재정립, 위협 우선순위 재평가, 장병 정신 재무장을 다짐했다. 이런 다짐과 반성, 주문 속에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불거진 국가안보의 총체적인 문제점들이 거의 망라돼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이를 구체화하고 실천하느냐이다.

이 대통령은 안보특보를 두겠다고 했으나 보다 실효성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우리는 본다. 정부는 외교안보수석실의 위기상황센터를 위기관리센터로 바꾸어 지난 정권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가 한 위기 진단과 기획을 맡길 모양이다. 위기관리센터는 천안함 사건을 안보 문제가 아닌 재난 차원에서 바라보는 인식이 담겨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안보의 침탈과 재난은 성격이 크게 다르다.

북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우리가 스스로 달라져야 한다.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군은 천안함 사태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국민 앞에 보여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