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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박, 나라 장래 함께 걱정하며 상생의 길 찾아야

[사설] 이•박, 나라 장래 함께 걱정하며 상생의 길 찾아야

Posted February. 13, 201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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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갈등에 대해 설이 됐는데 당내 문제를 신년(설)까지 끌고 가는 것은 좋지 않다. 이것으로 마무리하고 신년을 맞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못 만날 이유가 없다며 박 전 대표와 적절한 때에 회동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당내 갈등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이 만나더라도 세종시 문제에 관해 완전한 합의를 이루기는 어려워 보인다. 세종시 수정안은 국가 장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ale는 이 대통령과, 신뢰의 정치를 위해 원안을 고수해야 한다는 박 전 대표 사이에 간극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쪽도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을 포기해선 안 된다. 서로 마음을 여는 것부터가 중요하다.

친박계인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은 이번 강도론 논란을 세종시 법안과는 직접 관련이 없는 일종의 접촉사고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정치공학에 몰두하는 사람보다는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을 밀어주고 싶다는 요지로 말한 것은 듣기에 따라서는 박 전 대표가 자신을 겨냥한 것이라고 생각할 소지가 있었다. 그렇지만 박 전 대표가 이를 집안 강도론으로 맞받은 것은 성급했다는 느낌을 준다.

내달쯤 세종시 수정안이 발의돼 국회로 넘어가면 한나라당은 끝장토론을 해서라도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 같은 불신의 분위기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어느 쪽으로 당론이 결정되더라도 여권이 분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개인 차원을 넘어 국가적 손실이며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국정운영의 성패에 책임을 공유할 수밖에 없다. 서로 생각이 다르더라도 충분한 민주적 논의 절차를 거쳐 결론을 도출하고 그 결과에 따르는 것이 정당민주주의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작금의 분란상에 대해 누구보다 착잡한 심정일 것이다. 이 대통령은 북핵 포기와 인도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경우 북한 김정일 위원장과 못 만날 이유가 없음을 천명했다. 박 전 대표는 야당 대표시절 평양에 가서 김 위원장을 만나고 왔다. 미국의 부시 가문과 클린턴 가문은 과거의 정치적 경쟁 관계를 접고 미국의 미래, 미국의 책임을 함께 나누는 일에 손을 맞잡았다. 그것이 국가장래를 함께 걱정해야 하는 정치지도자들의 정상적 모습이다. 당내 갈등도 잘 풀지 못하는 지도자는 국가적으로 큰일을 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지금 또 하나의 시험대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