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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저환율도 이기는 수출, 외국인 끌어들이는 내수

[사설] 저환율도 이기는 수출, 외국인 끌어들이는 내수

Posted April. 17, 2009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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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및 부동산시장이 최근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일각에서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살아날 것이라는 조기() 회복설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900선까지 위협받던 코스피는 1336까지 상승했다. 달러당 1600 원에 육박했던 원화 환율은 1332원대로 하락(원화가치는 상승)했다. 얼어붙었던 부동산시장도 다소 온기가 느껴진다. 유동성 장세 성격이 강하지만 주가의 경기 선행지표적 성격과 자산 효과 등 심리적 측면까지 감안하면 의미를 깎아내릴 일만은 아니다. 무역수지가 2,3월 두 달 연속 큰 폭의 흑자를 낸 것도 긍정적 신호다.

하지만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안 요인은 여전히 많다. 실질소득이 줄어들고 고용불안이 커지면서 내수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자금시장을 봐도 기업의 신용위험이 높고 연체율이 급등해 돈맥경화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동유럽 등 해외발() 위기가 재연될 위험성도 여전히 적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사실은 아직도 긴 터널의 중간쯤 와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한 것도 경기회복에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감안한 발언이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세계 교역량이 작년보다 9%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수출의 비중이 70%에 이르는 전형적인 수출 의존형 국가다. 우리 수출 감소율이 일본이나 싱가포르 같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고()환율 효과에 힘입은바 컸다. 앞으로 환율이 더 떨어져 가격경쟁력이 낮아질 경우에도 견뎌낼 수 있도록 기업과 정부가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은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글로벌 위기의 영향을 덜 받는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틈새 시장 개척을 통해 수출국을 다변화해야 한다. 불황 속에서도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품질 및 기술경쟁력을 높이고 사업구조를 보다 경쟁력 있게 재편해야 저환율 시대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은 모두 몇 십 년 전에 투자가 시작된 것들이다. 정부는 수출기업에 대한 제도적 지원과 함께 기업과 손을 잡고 새로운 수출유망산업을 발굴하는 노력에 박차를 가할 때다.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고 높이는 노력과 함께 내수를 확대하는 정책이 시급하다. 얼어붙은 내수를 떠받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 국회심의와 집행을 서둘러 기존 내수시장을 부양하는 한편 신규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특히 교육 의료 여행 유통 컨설팅 등 서비스 산업은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높은 분야다. 기존의 고식적 발상에서 벗어나 과감한 규제완화와 경쟁촉진 정책을 도입한다면 내국인은 물론 해외로부터 사람과 돈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