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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실업대란 취업전쟁 속 50대 여성들의 분투

[사설] 실업대란 취업전쟁 속 50대 여성들의 분투

Posted January. 16, 2009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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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취업자수가 2324만5000명으로 만 1년 전보다 1만2000명 줄었다. 취업자수가 감소하기는 5년2개월 만에 처음이다.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9만3060명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84%나 늘었다. 실업대란의 신호탄 같다. 세계 경기가 워낙 침체돼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모든 경제주체들이 안간힘을 써서라도 충격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한다. 정부는 일자리 관련 예산을 최대한 조기집행하고, 기업은 사람 구조조정을 최대한 자제하는 대신 근로자는 임금삭감을 포함한 고통분담에 동참해 이 고비를 넘겨야 한다. 실업자들도 눈높이를 더 낮출 필요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혹독한 취업한파 속에서도 50대 취업률은 높아졌다. 50대 취업 증가율은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높은 4.5%였다. 특히 50대 여성 취업자수는 11만2000명이 늘어나 증가율이 7%나 됐다. 갖가지 스펙(spec취업에 유리한 조건)을 앞세운 20대의 취업률은 크게 떨어진 반면 50대 여성의 취업이 증가한 데는 값싼 노동력의 매력도 작용했겠지만 주부들의 가족에 대한 책임감, 험한 일을 마다않는 억척스럽고 위대한 아줌마 정신이 빛을 발한 측면도 강하다.

50대 여성의 주된 일자리는 고임금, 정규직 등 질 좋은 일자리가 아니다. 가사도우미 세탁 설거지 청소 같은 허드렛일이거나 온종일 서서 일하는 할인마트 계산원, 주방보조, 식당종업원 등이 많다. 지난해 노인수발제도가 도입돼 간병인이나 노인돌보미 같은 사회적 일자리도 적지 않게 생겼다. 살림의 노하우와 남을 배려하는 섬세한 마음이 필요한 돌봄 노동 이다.

젊은 대졸자들에게 이런 일자리를 잡으라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고용주가 원하지도 않을뿐더러 인력 낭비다. 하지만 매년 대학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십만 취업준비생들이 공무원 공기업 등 안정된 일자리나 근무 여건이 좋은 대기업 취업에만 매달리면 당장 취업난이 풀리지 않는다. 구조적으로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20대도 이 혹한을 이겨내려면 취업시장에서 어머니 세대가 보여주는 자기희생과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