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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일적자 끝없는 증가, 정부도 기업도 손놓고 있나

[사설] 대일적자 끝없는 증가, 정부도 기업도 손놓고 있나

Posted January. 07, 2009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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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가 전년보다 32억 달러 가량 늘어난 330억 달러 안팎으로 추정돼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작년 전체 무역수지 적자 130억 달러의 3배에 육박한다. 반면 중국에서 벌어들인 무역흑자는 50억 달러 정도 줄어든 약 140억 달러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우리 수출품의 부품 및 소재의 일본 의존도가 줄어들지 않은 반면 세계 경제위기에 따른 중국의 수출 부진으로 대중() 중간재 수출이 격감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일 흑자는 일본 재무성 통계 기준으로 2007년 243억 달러에서 지난해 168억 달러로 감소했다. 중국이 한국과 대만에서 들여오던 중간 기술 수준의 부품과 소재는 국산화할 수 있었지만, 기술 차이가 큰 일본 제품의 수입은 쉽게 줄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동()아시아 3국의 교역구조 변화는 한국의 설 곳이 점점 줄어들고 일본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이 기술과 품질에서 한 수 위인 일본을 따라잡지 못하는 사이 중국의 기술력은 우리 뒤를 바싹 쫓아오고 있다. 양국의 기술 차이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좁혀지다가는 대중 무역에서 흑자를 내 대일 무역의 적자를 메우던 한국은 샌드위치 상황으로 몰릴 우려가 크다.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무역수지는 전체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외환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1998년 한국 경제는 원화가치 약세와 해외 수출시장 호조에 힘입어 위기를 탈출할 수 있었다. 국내 금융 및 외환시장이 최근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는 것도 작년 4분기(1012월) 흑자에 힘입은 바 적지 않다.

한국경제가 지금과 같은 고임금 구조에서 어중간한 기술력으로는 3국간 경쟁에서 버티기 어렵다.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기업들이 독자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해 이길 수 있는 높은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일본과 중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전투적인 노동운동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물꼬를 돌려야 한다. 지금 같은 경제위기는 노사가 상생의 틀을 새로 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기업 활동을 옥죄는 유무형의 규제 철폐도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