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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학농구 내일 데뷔 진짜 시작이죠

Posted November. 14, 200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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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겨울 중학교 2학년 소년을 만났다.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의 부푼 희망을 가슴에 간직한 그는 난방도 잘 안되는 체육관에서 손에 입김을 불어대며 공을 튀겼다.

그로부터 4년이 흘러 그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1 데뷔를 눈앞에 뒀다. 차세대 농구 스타 김진수(19사진) 얘기다.

미국 사우스켄트고를 거쳐 올가을 메릴랜드대에 농구 장학생으로 입학한 김진수는 15일 필라델피아 버크넬대와의 시즌 개막전에 나선다.

설레는 무대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국제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는 밝기만 했다.

고대하던 순간이 이제 며칠 안 남았어요. 빨리 뛰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해요.

김진수는 메릴랜드대에서 기대주로 꼽힌다. 워싱턴 포스트, 볼티모어 선 같은 지역 언론도 그를 주목하고 나섰다. 204cm의 신장에 스피드를 겸비해 골밑과 외곽에서 다양한 공격력을 갖췄으며 수비력도 뛰어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농구를 시작해 어린 나이에도 풍부한 경험을 지녔다. 중학교 때 일찌감치 미국 유학을 떠나 고교 시절 평균 14.6득점, 10.8리바운드를 기록해 대학 스카우트 담당자의 군침을 흘리게 했다.

공부와는 거의 담을 쌓아야 하는 국내 운동부의 현실과 달리 미국에서는 철저한 학사관리 때문에 김진수는 요즘 하루가 짧기만 하다. 오전 7시 반부터 1시간 동안 개인 훈련을 한 뒤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수업을 듣는다. 방과 후 2시간 정도 단체운동을 한 뒤 밤에는 2시간 동안 영문과에 다니는 미국인 여자선배에게 영어 과외를 따로 받는다.

팀 동료 4명과 함께 쓰는 기숙사 침대에 누우면 잠자기 바빠요. 정해진 학점을 따지 못하면 운동도 할 수 없죠. 살아남으려면 공부도 최선을 다해야 해요.

운동 환경은 여느 프로팀 부럽지 않다 유니폼과 운동화 세탁을 전담하는 직원이 따로 있고 스케줄도 매니저가 관리해 준다. 캠퍼스 내 홈경기장인 컴캐스트센터는 수용 관중이 1만7950명에 이른다.

올 시즌 3점슛 라인의 거리가 1피트 늘어나 슛 거리를 늘려야 한다는 김진수는 어시스트 능력과 함께 대인 방어에서 다양한 옵션을 길러야 한다.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듀크대, 노스캐롤라이나대 등 명문교가 즐비한 애틀랜틱 코스트 콘퍼런스(ACC)에 속한 메릴랜드대는 거북이(Terrapin)란 팀명을 갖고 있다. 더 높은 곳을 향한 김진수의 느리지만 힘찬 발걸음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