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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유무 잘맞고 수량-시간 안맞네

Posted November. 06, 200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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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부터 준비를 시작해 시범 운영만 3년을 거친 동네예보가 지난달 30일 오후 5시부터 본격 시행됐다.

시군 단위로 6시간마다 예보를 내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전국을 5km 간격으로 나눠 읍면동 단위 3584개 지점의 날씨를 예보했다. 3시간마다 예보를 새로 내고, 3시간 간격으로 이틀 뒤의 날씨까지 예보했다.

동아일보는 동네예보가 시작된 이후 5일간(10월 31일11월 4일) 기상청 본청과 5개 지방청(부산, 광주, 대전, 강원, 제주)이 위치한 6개 동(면)의 강수정확도를 따져봤다. 실제 날씨와 전날 오후 5시 이후 발표한 동네예보를 비교했더니 시간대별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반쪽시간까지 맞히기엔 역부족

5일 동안 6곳에 대해 발표된 30건의 예보 중 5건은 강수가 있을 것으로, 25건은 강수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 중 강수가 없을 것으로 내다본 25건은 실제로도 비가 내리지 않았고, 강수 예보를 한 5건 중 1차례를 제외하고는 해당 날짜에 비가 왔다. 하루 단위로만 평가하던 이전의 방식대로 따져보면 대체로 양호했다.

하지만 특정한 시간대지역에 날씨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동네예보의 취지에는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5건의 강수 예보 모두 강수 시작과 끝나는 시간대를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다.

기상청은 본청이 위치한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2동의 10월 31일 예보(30일 발표)에서 오전 36시에 비가 시작돼 낮 12시오후 3시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 강수량은 오전 59mm, 오후 14mm.

하지만 비가 그치는 시간과 강수량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날 비는 오전 4시 49분부터 내리기 시작해 예보가 맞았지만 오후까지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상과 달리 오전 9시 37분에 일찌감치 그쳤다. 강수량도 오전에만 23.5mm로 예보와는 차이가 컸다.

또 신대방2동의 11월 2일 예보(1일 발표)는 0시오전 6시에 비가 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광주지방기상청이 위치한 북구 운암동과 대전지방기상청이 있는 유성구 구성동에는 10월 31일에 오전 9시낮 12시 강수가 예보됐다. 하지만 운암동에는 오후(13:0814:44)에 비가 내렸고, 구성동엔 오전 8시 9분부터 오후 1시 59분까지 내려 시작종료 시간대가 모두 빗나갔다. 강원지방기상청이 있는 강릉시 사천면도 오전 6시오후 3시 비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오후(13:3514:53)에 비가 왔다.

시도는 바람직미래를 봐야

동네예보는 관측 자료와 예보 모델, 통계 기법 등 생산 과정이 기존의 방법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예보구역만 잘게 쪼개놓은 것이어서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강수 시간까지 맞히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동네예보의 시도와 취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변희룡 교수는 현재 기상청은 몇 시부터 비 온다고 예보해 맞힐 수 있는 실력이 아니고, 동네예보도 시스템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잘게 쪼갠 것뿐이라면서 하지만 동네예보는 앞으로 기술이 발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기상청 홍윤 예보국장은 예보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한 것은 아니고 예보 체계를 개선해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려는 취지라며 예보의 오차는 영원이 짊어지고 갈 짐이지만 노력을 통해 조금씩이라도 정확도를 향상시켜 가겠다고 말했다.



유덕영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