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November. 15, 2007 03:58,
특히 보수와 진보로 팽팽히 갈린 대법원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역사적인 판례들을 만드는 데 앞장섰다. 유방암 투병을 하면서도 법정을 지켰던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남편 존 오코너의 치매 증세가 심해지자 그는 2005년 7월 종신직인 대법관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한다.
스탠퍼드대 로스쿨에서 만난 남편은 17년 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기 전까지 워싱턴 등지의 로펌에서 근무한 유능한 변호사였다. 그러나 병세가 악화되면서 하루 종일 아내의 사무실에 나와 있는 등 아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오코너 전 대법관은 당시 이제는 남편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때라고 퇴임의사를 밝혔다. 언론에는 미소를 보였지만 아들에게는 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것 같은 아쉬움에 눈물이 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최근 남편 존 오코너 씨는 요양원의 다른 치매 여성과 사귀기 시작했다. 함께 손을 잡고 산책하거나 키스를 하는 장면이 주변에 자주 목격됐다.
아들인 스콧 오코너 씨는 아버지가 마치 사랑에 빠진 사춘기 소년 같다며 어머니는 그 여성을 질투하는 대신 정서적 안정을 찾은 아버지를 보며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코너 전 대법관은 요양원을 찾아가 두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다 돌아오기도 한다고 그는 전했다.
요양소 관계자들과 의학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오코너 전 대법관의 태도가 치매 환자의 가족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고 격려했다.
시카고 알츠하이머협회의 피터 리드 이사는 치매 환자들은 기억력과 인지력을 상실해도 친밀감이나 애정은 여전히 필요로 한다며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협조는 과거를 흘려보내고 환자의 변화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