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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로부터의 민주화혁명 피플파워 앞에 거칠게 없다

아래로부터의 민주화혁명 피플파워 앞에 거칠게 없다

Posted July. 21, 200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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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에 타올랐던 독립에 대한 열망이 이제 민주화와 경제적 번영에 대한 열망으로 바뀐 거죠.

18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일주일 전 새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를 마치고 옛 소련지역 3번째의 민주화시민혁명인 레몬혁명을 완성한 시민들의 표정은 자부심이 넘쳤다.

이곳의 슬라브대 국제관계학부 자미르 셰르마테바 부학장은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뛰어넘는 제2의 대변혁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비로소 시작됐다고 흥분했다. 민주화 열기가 이웃나라로 확산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1985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공산당 서기장이 주창한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은 러시아뿐 아니라 다른 옛 소련 지역의 운명도 바꿔놓았다. 소련 체제의 억압이 완화되면서 억눌려왔던 자유와 독립에 대한 열망이 분출되기 시작한 것.

그러나 1991년 옛 소련 해체로 15개 공화국이 독립한 후 이어진 경제난과 혼란, 권위주의 정권의 득세는 독립의 의미를 빛바래게 했다.

이런 옛 소련국가들이 최근 제2의 격변을 맞고 있다. 카프카스 지역의 그루지야와 아제르바이잔에서 유럽의 우크라이나,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이르기까지 민주화 열풍이 전 지역을 휩쓸고 있다. 한편으로는 자원개발과 개방의 성과에 힘입은 경제성장도 눈부시다.

페레스트로이카는 정치지도자의 결단으로 이뤄진 위로부터의 개혁이었지만 최근 이 지역을 휩쓰는 변화는 민심이 주도하는 아래로부터의 개혁이다.

지정학적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 지역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미국 러시아 중국 간의 각축도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최근 세 나라는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주둔 미군의 철수 문제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도 카스피해 유전에서 나온 원유의 수송을 위한 송유관 노선을 놓고 갈등을 벌였다.

이런 상황에서 키르기스스탄은 최빈국 중 하나이면서도 우크라이나 그루지야와 함께 시민혁명으로 민주화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이웃 우즈베키스탄처럼 여전히 민주화와 개혁을 이루지 못한 나라도 많다.



김기현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