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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월드, 소비 양극화, 산으로 들로

Posted December. 14, 200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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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김익태 박사는 불황으로 계층별 양극화는 물론 개인의 소비에서도 양극화가 심했던 한 해였다며 디지털문화, 참살이(웰빙), 대중명품() 등 자신이 원하는 부분에는 돈을 아낌없이 쓰고 그 외에는 극단적으로 절약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의 실험장, 한국=올해 인터넷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싸이월드. 한국인은 싸이질을 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으로 나뉜다라는 말도 나왔다.

개인이 작은 홈페이지에 사진과 글을 올려 1촌이라 불리는 친구들과 서로의 콘텐츠를 공유하는 이 서비스의 가입자는 이미 1100만 명을 넘어섰다. 싸이월드의 성공은 그 어떤 신기술도 소비자의 감성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실패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

MP3, 디지털카메라, 디카폰의 매출도 지난해보다 70150%까지 증가해 젊은이들에게 생활필수품이 됐다.

중간은 없다=롯데, 신세계, 현대 등 주요 백화점과 할인점이 발표한 올해 히트상품을 보면 양극화를 실감할 수 있다.

우선 불황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라면의 매출이 30%가량 늘었다. 할인점의 커피 매출도 급증했다. 미니스커트도 다시 유행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자신의 욕구를 채워주는 제품에는 지갑을 아낌없이 열었다. 유기농 농산물은 일반 농산물보다 30100% 가까이 비싸지만 수년 전부터 시작된 유기농 농산물 붐은 계속됐다. 올 상반기에는 꽃미남 바람이 불어 캐주얼 남성복 회사는 꽃무늬 셔츠를 신상품으로 내놓기에 바빴고 30만 원이 넘는 고가() 청바지도 유행했다. 디지털 전송방식이 확정되면서 프리미엄 TV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LG경제연구원 김태문 연구위원은 나만을 위하거나 개성을 드러내는 소비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는 소비의 개인화 현상과 작은 사치 즉 다른 부분은 절약하더라도 내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품목에는 아낌없이 돈을 쓰는 현상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레저와 문화를 즐기려는 욕구=주5일근무제를 시행하는 기업이 크게 늘면서 등산복과 일상복을 겸할 수 있는 옷이 크게 유행했다. 캐포츠(캐주얼+스포츠)라는 새로운 개념까지 탄생할 정도. 직장인들이 평일이나 주말에도 입을 수 있는 비즈니스 캐주얼 정장도 인기를 끌었다.

주말에 등산이나 인라인스케이팅, 산악자전거 등 취미를 본격적으로 즐기려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등산용품 등 각종 레저용품의 매출도 크게 늘었다.

개인시간이 늘면서 가장 저렴한 문화상품인 영화 관람객이 급증했다. 태극기와 실미도 등 1000만 관람객을 돌파하는 영화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작품의 질 향상 외에도 문화욕구 증대라는 요인도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