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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 북 정치국 후보위원

Posted October. 01, 2003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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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북 활동 혐의를 받고 있는 송두율() 독일 뮌스터대 교수가 자신이 북한 노동당 서열 23위의 정치국 후보위원이자 당 중앙위원인 김철수라는 사실을 국가정보원측에 자백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국정원측은 기소와 공소보류 의견을 함께 붙여 송 교수 사건을 이날 검찰에 송치해 검찰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국정원의 정보위 보고=송 교수는 1973년 9월 처음 방북해 노동당에 입당한 뒤 올 3월까지 18회에 걸쳐 대남공작활동 등의 목적으로 방북한 것으로 국정원측이 이날 국회정보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밝혔다고 한나라당 정보위 간사인 정형근() 의원이 전했다. 송 교수는 또 9195년 매년 2만3만달러를 연구비 명목으로 받는 등 북측으로부터 모두 15만달러 정도를 받았다고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영구()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송 교수를 소환해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본인 자백 등을 통해 확인했다며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 교수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고 정 의원이 전했다.

송 교수는 독일 체류 당시 서울대 출신 재독 북한공작원인 이재원(71)씨에게 포섭돼 모스크바를 거쳐 73년 입북해 초대소에서 주체사상 및 공작원 교육을 받고 노동당에 입당했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이후 94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 때 자신이 김철수라는 이름으로 북한 장례위원회 위원으로 선정된 사실을 재독 북한공작원에게서 통보받는 과정에서 자신이 91년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정된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정 의원은 전했다.

송 교수는 또 96년 8월 부친 사망시 재독 북한 공작원을 통해 1500마르크의 조위금을 받았으며 이후 노동당 창당일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등에 친필로 (김정일) 장군님 만수무강축원문과 충성맹세문을 10여 차례 작성해 북측에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송 교수 사법처리 논란=국정원은 1일 송 교수의 친북 활동 혐의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 짓고 기소 의견과 함께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국정원은 송 교수를 조사한 결과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가입(북한 노동당 가입-3조1항2호) 특수탈출(초청을 통한 북한 방문-6조2항) 회합통신(김일성 주석 등을 만난 점-8조1항) 금품수수(북한에서 항공료 등을 받은 점-5조2항) 등의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정원은 기소 의견을 검찰에 내면서도 송 교수가 좀 더 진지한 반성 태도를 보이고 한국의 포용정책에 적극 호응한다면 공소보류도 가능하다는 단서를 이례적으로 첨부했다.

송 교수 사건을 송치받은 서울지검 공안1부(오세헌 부장검사)는 이번 주 안으로 송 교수를 소환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를 위해 3일 만료되는 송 교수의 출국정지 시한을 법무부에 의뢰해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승헌 이태훈 ddr@donga.com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