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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성공… 우주강국 문 열렸다

Posted June. 22, 2022 07:57,   

Updated June. 22, 202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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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어제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16분 만에 예정 고도에 성공적으로 도달했다. 누리호에 실려 발사된 성능검증위성은 700km 목표 궤도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돼 지상 관제센터에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한국이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길이 활짝 열린 것이다.

 누리호는 2010년부터 12년에 걸쳐 설계·제작·발사·관제 전 과정을 우리 기술로 완성한 ‘K-로켓’이다. 로켓의 심장인 75t 엔진, 발사대를 일일이 국내 기술진이 만들었다. 작년 10월 1차 발사 때에는 마지막 단계에서 3단 로켓의 불완전 연소로 모형 인공위성을 목표 궤도에 올리는 데 실패했지만 2차 발사에서 완전한 성공을 거뒀다. 우주 선진국들의 초기 발사 성공률이 30% 수준이란 점을 고려할 때 순수 자립기술로 만든 로켓으로 두 번 만에 인공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한 건 대단한 성과다.

 이로써 한국은 러시아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 인도에 이어 1t 이상 실용위성을 쏠 수 있는 7번째 나라가 됐다. 한국은 올해 8월 미국 민간기업 스페이스X의 발사체를 이용해 달 궤도선 ‘다누리호’를 실어 보내고, 2030년까지 성능을 개선한 국산 로켓으로 달 착륙선을 쏠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63년 전 소련이 달에 무인우주선을 보내고, 53년 전 미국 우주인이 달을 밟던 때 끼니를 걱정하던 저개발국이 이제 우주개발 경쟁에 본격 합류하게 됐다.

 2027년까지 4차례 더 발사되는 누리호의 성공경험이 축적되면 국내 우주산업은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백억 원씩 내고 다른 나라 로켓에 의지해 쏘아 올리던 통신·기상·군사 위성을 우리 힘으로 발사하고, 다른 나라 위성도 대신 발사해줄 수 있게 된다. 올해 발사되는 초소형 위성만 작년의 갑절인 700여기다. 독자 발사체 개발능력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군사강국으로서의 위상도 더욱 강화될 것이다.

 물론 명실상부한 우주강국에 이르는 길은 여전히 멀다. 세계 우주산업 규모가 이미 반도체 산업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지만 한국의 비중은 1%에도 못 미친다. 미국 중국 등 선진국들은 민간기업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로 진입했다. 누리호 발사의 성공은 출발점일 뿐이다. 우주산업을 한국의 미래성장 엔진으로 키워내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서둘러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