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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케키통, 연탄난로, 성탄 엽서… 뉴트로 감성 입힌 ‘한국인의 1년’

아이스케키통, 연탄난로, 성탄 엽서… 뉴트로 감성 입힌 ‘한국인의 1년’

Posted March. 30, 2021 07:31,   

Updated March. 30, 202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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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민속박물관이 상설전시관 ‘한국인의 1년’을 20일 선보였다. 계절별 생활상을 선보인 기존 ‘한국인의 일상’ 전시를 지난해 5월부터 개편해 약 10개월에 걸쳐 리모델링했다. 농사 중심의 24절기에 치중한 기존 전시관과 달리 세시풍속을 중심으로 전시를 다시 꾸몄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뉴트로 전시품들이다. 박물관은 이번 개편에서 20세기 생활상을 적극 반영했다. 봄 파트에는 예전 콜라병과 팔레트, 소풍가방을, 여름 파트에는 빙수기, 변산해수욕장 개장 포스터, 아이스케키통 등을 전시했다. 겨울 파트에는 연탄 난로와 크리스마스 엽서를 선보였다.

 이런 시도는 박물관의 새로운 지향점과 맞닿아 있다. 올 1월 취임한 김종대 국립민속박물관장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뉴트로나 레트로처럼 밀레니얼 세대도 친근하게 볼 수 있는 문화 현상을 찾아내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민속학을 조선시대나 일제강점기 같은 과거 시점으로 한정 지을 게 아니다. 지금의 현상도 중요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감각적 전시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시 마지막에 나오는 체험형 전시 ‘한옥에서의 사계절 풍경과 삶’이 특히 그렇다. 경북 경주시 양동마을에서 옮겨온 한옥의 대청마루에 앉으면 벽면 영상을 통해 양동마을의 사계절을 담은 풍경과 소리를 생생히 감상할 수 있다. 무형문화재인 위도 띠뱃놀이(정월초사흘에 배를 띄워 행하는 마을 굿)에 쓰인 띠배와 동해안에서 미역 채취에 사용하는 떼배를 바다 영상과 함께 보여주는 전시는 마치 바다에 떠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달력인 ‘경진년대통력’(보물 제1319호)은 겨울 파트의 동지책력(동짓날 새해 달력을 주고받는 풍습)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임진왜란 이전 역서로는 유일한 이 달력은 조선시대 역법과 활자연구에 있어서 핵심 자료다. 현장 조사를 통해 강원 홍천군에서 수집한 겨리쟁기(소 두 마리가 끄는 전통 쟁기)도 소개됐다. 이 밖에도 각종 사진과 영상, 전시품 등 700여 점이 전시됐다.


김태언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