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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누가 이기든 정국 앞날 가시밭길”

美언론 “누가 이기든 정국 앞날 가시밭길”

Posted May. 09, 2017 07:18,   

Updated May. 09, 201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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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국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의 매체들은 9일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부각하며 양국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광밍(光明)일보는 7일 ‘한국 국민이 변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후보가 “40% 전후 지지율로 18주 동안 여론조사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가 “공개적으로 한국이 미국에 ‘아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고, 유권자의 감정에 응답하는 모습이 젊은이의 공감을 크게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 후보가 재벌과 권력기관 개혁, 북한과의 유연한 대화, 임기 중 전시작전권 회수 등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문 후보에 대한 관영 매체의 호감은 문 후보가 사드 배치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방점을 두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중국 매체들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선 “집권 이후 어떤 정책을 보일지 불명확하다”거나 “국민의당 실력이 다른 정당에 미치지 못한다”는 부정적 평가를 내놓았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 대해서는 “허튼소리를 지껄이는 후보자가 인상을 깊게 남겨 대선의 최대 다크호스가 됐다”고 소개했다.

 미국 언론들은 촛불시위로 박근혜 정권 퇴진을 이룬 한국의 민주주의가 한 단계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역시 탄핵 반사 효과를 본 문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가운데 어느 후보가 당선돼도 북한 문제, 정경유착 척결, 일자리 창출 같은 난제들 때문에 정국이 가시밭길을 걸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7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대선부터 유권자가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인증샷을 찍고 공개할 수 있는 점도 막판 선거 판세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CNN은 8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이번 선거의 핵심 이슈는 북한 문제가 아닌 투명성과 부패 단속이 됐다”며 “많은 유권자가 문 후보를 ‘깨끗한(clean)’ 후보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20%가 넘는 부동층의 향방에도 관심을 표시했다. WP는 “2012년 대선 때보다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는 유권자가 늘었다. 또 4명 중 1명 이상의 유권자가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며 막판 변수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지면에 실린 사설에서 “중도우파의 표심이 어느 한 후보(홍 후보나 안 후보)에게 쏠린다면 역전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신화통신은 “문 후보의 우세가 분명하지만 한국 역대 대선에서 투표 전에 역전이 발생한 선례가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은 차기 대통령이 당선 후 빠른 시일 내에 일본을 찾길 기대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측근으로 꼽히는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 부장관은 7일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새 대통령의 첫 해외 방문에 대해 “일본에 오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한국의 사정으로 연기되고 있다. 북한에 처음 가는 문제 이상으로, 정상회의를 일본에서 열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황인찬 hic@donga.com ·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