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April. 17, 2017 07:20,
Updated April. 17, 2017 07:34
북한이 16일 오전 6시 20분경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쐈지만 발사 직후 공중 폭발했다고 군 당국이 밝혔다.
전날(15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중장거리 전략무기를 총동원한 태양절(김일성 생일) 군사 퍼레이드(열병식)에 이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일을 겨냥한 대미(對美) 무력시위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 기종과 폭발 원인을 분석 중”이라며 “5일 같은 곳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돼 60여 km를 날아간 미사일과 동일 기종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군은 두 미사일 모두 KN-15(북극성-2형)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5일에 이어 시험발사를 재시도했지만 추진체 결함 등으로 실패한 정황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ICBM은 아니라고 발표했다.
김정은이 핵실험이 아닌 미사일 도발을 택한 것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본격화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고강도 대북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공습처럼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군사옵션의 실행 가능성에 부담을 느껴 도발 수위를 조절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군은 북한이 25일(인민군 창건기념일)을 앞두고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추가 도발할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북 미사일 발사 상황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한미 양국은 이달 말 워싱턴에서 제11차 통합국방협의체(KIDD)를 열어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미 플로리다 주 휴양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부활절 휴가를 보내던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북 미사일 발사 보고를 전화로 받았으나 ‘평소와 달리’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은 “북한이 (6차 핵실험이라는 어퍼컷 펀치 대신) 미사일 시험 도발이란 잽을 펜스 부통령의 방한에 맞춰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순순히 따르지 않겠다는 반항의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