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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이스라엘, 3연승

Posted March. 10, 2017 07:15,   

Updated March. 10, 201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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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 통산 1패 투수.

 2009년 신인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317순위로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었던 조시 자이드(30·이스라엘)가 빅리그에서 남긴 기록은 이게 전부다. 2013∼2014 시즌 휴스턴 시절 불펜 투수로 48경기에 나선 그는 평균자책점 5.21에 승리 없이 1패만 얻었다. 데뷔 후 지금껏 9년 동안 옮겨 다닌 마이너리그 팀만 8개다.

 하지만 자이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개막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3이닝 무실점 퍼펙트 피칭으로 연장 10회 끝에 이스라엘 대표팀에 첫 승을 안겼다. 그는 9일 1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네덜란드전에서도 2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팀의 3전 전승을 이끌었다. 이제 이스라엘 대표팀은 함께 벤치를 지켰던 팀의 마스코트 멘치와 함께 2라운드가 열리는 도쿄로 향한다.

 경기 시작 전까지만 해도 이스라엘은 네덜란드, 한국, 대만에 밀리는 A조 최약체로 평가받았다. 야구 국가대표팀이 없던 이스라엘은 유대계 미국인인 마이너리거 선수들을 수소문해 겨우 팀을 구성했다. 메이저리거 경력의 선수도 몇몇 있지만 아이크 데이비스(30·뉴욕 메츠)는 지난 시즌 겨우 빅리그에서 8게임을 치렀고 제이슨 마르키는 2015년 신시내티에서 방출된 38세의 노장이다.

 하지만 이들은 한국, 대만에 이어 안드렐톤 시몬스(27·LA 에인절스), 디디 흐레호리위스(27·뉴욕 양키스), 산더르 보하르츠(24·보스턴)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포진한 네덜란드마저 4-2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미국 곳곳에 흩어져 있던 이들이 ‘이스라엘’이라는 뿌리 아래 뭉친 이들은 유대인의 설움의 역사와 함께 오버랩되며 이번 대회 최고의 ‘언더도그의 반전’을 만들고 있다.

 이스라엘 대표팀 역시 활약이 이스라엘에 아직은 생소한 ‘야구’라는 스포츠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경기 후 이스라엘 제리 와인스타인 감독은 “이스라엘 국민뿐 아니라 미국에 있는 많은 유대인이 우리가 이스라엘 팀을 대표해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앞으로 이스라엘 야구가 많이 알려져 나중에는 미국 국적이 아닌 ‘진짜’ 이스라엘 선수들로도 팀을 꾸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임보미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