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러시아 정부 “국가 차원 선수 약물 투여” 첫 인정

러시아 정부 “국가 차원 선수 약물 투여” 첫 인정

Posted December. 29, 2016 07:10,   

Updated December. 29, 2016 07:20

ENGLISH

 러시아 정부 관리가 선수들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조직적인 금지약물 투여 사실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러시아 도핑방지위원회(RUSADA)의 안나 안첼리오비치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28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도핑은 제도적으로 은밀히 시행됐다.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NYT는 다른 러시아 정부 인사들도 2014 소치 겨울올림픽 때 자국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이 투여된 사실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안첼리오비치 대행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정부 최고위 관계자가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러시아 체육부와 반도핑기구, 연방보안국 등 국가 기관들이 조직적으로 선수들에게 경기 능력을 향상하는 약물을 복용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올 5월에는 RUSADA 모스크바의 실험소장이었던 그레고리 로드첸코프가 약물 제조부터 소변 샘플 바꿔치기까지의 과정을 폭로했다. 당시 로드첸코프는 “2014년 소치 올림픽 당시 금지약물 3종의 혼합물에 술을 섞은 칵테일을 러시아 선수 수십 명에게 제공했다”고 밝혔다. 또 “도핑 전문가들과 정보국 직원들이 매일 밤 경기를 마친 러시아 선수들의 소변 샘플을 몰래 실험실 밖으로 빼내 수개월 전에 미리 채취해 놓은 해당 선수의 깨끗한 소변 샘플로 바꿔치기하는 식으로 금지약물 복용 사실을 숨겼다”고 털어놨다. 로드첸코프는 “소치 올림픽 기간에는 매일 정부 관계자로부터 소변 샘플을 바꿔치기해야 하는 러시아 선수 명단을 받았다”고도 밝혔다.

 9일에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제공한 러시아 선수의 소변 샘플 95개를 조사해 28명의 선수가 샘플을 바꿔치기한 증거를 발견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후 IOC는 해당 러시아 선수들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 러시아는 자국에서 열리는 각종 겨울스포츠대회 개최권을 박탈당했다. RUSADA가 조직적인 도핑을 인정하면서 러시아 선수들에 대한 조사와 제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유재영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