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美국방 이어 국토안보장관도 해병대 출신

美국방 이어 국토안보장관도 해병대 출신

Posted December. 09, 2016 07:11,   

Updated December. 09, 2016 07:22

ENGLISH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 미 본토에 대한 대(對)테러 업무를 총괄하는 국토안보부 장관에 해병대 대장 출신인 존 켈리 전 미 남부사령관(66)을 지명했다. ‘미친 개’라는 별명을 가진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사령관을 국방장관에 임명한 데 이어 또다시 해병대 출신을 내각에 발탁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켈리 전 사령관은 제1해병원정군사령관으로 이라크전쟁에 참전했으며 올해 1월 중남미를 총괄하는 남부사령관을 끝으로 45년간의 군 생활을 마무리했다. 매티스와 마찬가지로 군 내부 신망이 두텁지만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켈리는 오바마 행정부의 관타나모수용소 폐지에 반대했으며 네이비실(해군 특수부대)과 같은 정예부대의 문호를 여군에 개방하는 것은 전투력 유지 차원에서 시기상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장에서 자식을 잃은 아픔도 갖고 있다. 아들 로버트 켈리 해병 중위는 29세이던 2010년 아프가니스탄 남부 헬만드 주에서 순찰 중 폭탄 공격을 받고 전사했다. 켈리는 아들이 전사한 지 나흘 후 세인트루이스에서 가진 연설에서 아들 이름을 한 글자도 거론하지 않은 채 “미군의 봉사에 감사한다면서 정작 우리가 싸우는 목적이나 취지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이는 위선”이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켈리의 지명으로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한 장성 출신 인사는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포함해 3명으로 늘어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켈리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는 데는 무리가 없겠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군 출신을 지나치게 선호한다는 이미지를 확산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중소기업청장에 오랜 친분을 이어온 ‘억만장자’인 린다 맥마흔 미국프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공동 소유자(68)를 내정했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린다가 중소기업들의 옹호자가 돼 미국의 기업가정신을 온 나라에 퍼뜨릴 것”이라고 밝혔다. 맥마흔 부부의 재산은 최소 15억 달러(약 1조7400억 원)로 추산돼 WP는 “프로레슬링을 전파해 온 억만장자가 어떻게 중소기업을 육성할지 다들 궁금해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환경보호청장에는 오바마 행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을 반대해 온 스콧 프루이트 오클라호마 주 법무장관(48)을 낙점했다. 프루이트는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의 화력발전소 온실가스 감축 의무화, 수질오염 방지 대책 등을 저지하기 위한 집단소송을 주도해 온 인물로 그가 인준을 통과하면 환경 규제를 철폐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이번 인사로 15개 부처(백악관 제외) 장관 중 9개 부처 인선을 완료했다. 관심을 모으는 국무장관은 다음 주초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날 NBC 인터뷰에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여전히 고려 대상이다. 몹시 어려운 점이 있지만 우리는 오랜 길을 함께 왔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인연이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석유업체 엑손모빌의 렉스 틸러슨 최고경영자(CEO)도 국무장관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이승헌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