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악연' 원세훈 원장 3번째 수사

검찰이 국가정보원의 해킹 의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신)에 배당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제출한 고발장을 검토한 결과 이번 사건이 정보기관의 국가 안보 업무와 관련됐다는 점을 감안해 공안2부에 배당했다고 27일 밝혔다. 공안2부는 2002년 참여연대가 고발한 국정원 도청 의혹 사건을 수사했고, 2005년엔 안기부 X파일 사건을 수사한 적이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2002년 공안2부 부장검사를, 2005년 공안부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를 지냈다.

검찰은 국회 정보위원회 등이 진행 중인 조사와 별개로 해킹 대상이 민간인일 가능성에 대해 기초적인 자료 수집에 나설 계획이다. 국정원이 이탈리아 보안업체 해킹팀에 SKT 회선을 사용한 인터넷주소(IP주소)의 해킹을 요청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해당 회선의 가입자 정보도 미리 확보할 방침이다. 공안2부는 수사 상황에 따라 정보기술(IT) 범죄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나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의 인력도 지원받을 계획이다.

국정원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다. 2013년 원세훈 전 국정원장(64수감 중사진)이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됐고, 지난해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으로 국정원 직원들이 수사를 받았다. 원 전 원장은 국정원이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한 2012년 현직에 있었다는 이유로 이번에도 고발돼 또다시 수사 대상이 됐다. 원 전 원장은 이번 사건이 불거지자 해킹 프로그램 구입에 대해 모른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국정원 직원 임모 씨(45)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18일 임 씨의 통화명세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임 씨의 사망이 단순 자살이라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지만 당일 지인들에게 자살 동기를 말했는지 등을 보강 조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건희 becom@donga.com /

수원=남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