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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피하자는 식... 체육계 병폐 악순환 못 끊어

소나기 피하자는 식... 체육계 병폐 악순환 못 끊어

Posted April. 11, 201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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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리사 의원을 인터뷰하면서 느낀 게 있었다. 비례대표의 정답을 봤다고나 할까, 그 비슷한 느낌이었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말 그대로 지역(선거구)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면,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거기에 직능을 보충하는 게 원래 역할이다. 그러나 비례대표제를 처음 도입한 전두환 시대를 빼고, 그런 취지를 제대로 살려 국회의원 후보를 공천한 적은 별로 없었다.

16대 국회 때 체육계의 거물인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적은 있다. 하지만 그는 체육인이라기보다는 체육행정가, 아니 정치인이었다. 그 외에도 국회에 진출한 체육계 인사는 대부분 체육단체장 출신이었다.

이에리사 의원처럼 직능에 충실한 경우는 없었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제의를 받아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할 때 그녀의 순번은 9번. 박근혜 후보의 비례대표 순번은 11번이었다. 박 비대위원장의 신뢰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실제로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의 체육공약은 거의 대부분 이에리사 의원의 손을 거쳤다.

체육중고교, 체육대학, 태릉선수촌 이런 거 다 박정희 대통령 때 만든 거예요. 박근혜 대통령은 어릴 때부터 (체육발전에) 관심을 가지면서 자라신 거예요. 안현수 선수 사건 때 하신 말씀(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 때문 아닌가?)도 제가 보기에는 충분히 하실 수 있는 것이었어요. 체육계의 문제를 올바로 보고 계시다는 말씀이잖아요? 하지만 (정부 부처들은) 다들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대통령이 같은 말씀을 자꾸 되풀이하게 되는 거죠.

이에리사 의원의 남은 임기는 이제 1년. 그녀는 마음이 바쁜 듯했다.

김창혁 전문기자 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