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사단 해체 각오로 병사 사망 빈발 원인 파헤쳐라

휴가 나온 현역 병사 2명이 동반 자살하는 불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병사들이 집단 구타로 사망한 윤 모 일병과 같은 부대인 육군 28사단 소속이어서 충격이 더욱 크다. 28사단이 가혹행위와 자살을 촉발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비극이 이어진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11일 동반 자살한 A 상병은 입대 후 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었고, B상병은 인성검사에서 자살 예측 판정을 받은 관심병사였다. 더구나 A 상병은 올해 6월 같은 부대원에게 8월 휴가 중 B상병과 동반 자살하려고 한다고 예고했지만 이 사실이 지휘관들에게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 자살 직전에 A 상병이 김 모 상병의 이름과 함께 죽이고 싶다는 메모를 남겼는데도 28사단 관계자는 어제 구타 정황이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자살 예고조차 묵살하는 부대이니 구타 정황이 있더라도 일단 덮고 보자는 은폐 관행이 되살아난 건 아닌지 의문이다. 군은 6일 고참인 김 상병의 가혹행위 여부 및 동반 자살과의 연관 여부를 반드시 규명해 공개해야 한다.

28사단은 경기도 연천 지역의 비무장지대(DMZ)를 포함한 최전방 경계를 담당한다. 관할 지역에 임진강이 지나는 군사분계선(MDL)이 포함돼 지상과 수중을 경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더라도 가혹행위와 인권 침해는 용납될 수 없다. 국방부는 28사단을 해체할 수도 있다는 비상한 각오로 대형 불상사가 끊이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파헤쳐 시정에 나서야 한다.

윤 일병 사건으로 28사단 사단장이 보직 해임됐지만 아직 후임자가 부임하지 않은 상태다. 윤 일병이 소속됐던 연대의 연대장 이하 지휘관들은 모두 바뀌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동반 자살 사건이 터져 사단 전체가 큰 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후임 사단장 인선을 서둘러 지휘 체계를 복원하는 일도 시급하다. 28사단을 이대로 방치하면 최전방 전투력에 큰 구멍이 뚫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