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주요 7개국 정상(G7), 헤이그 선언러시아, G8에서 배제

주요 7개국 정상(G7), 헤이그 선언러시아, G8에서 배제

Posted March. 26, 2014 02:08,   

ENGLISH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 합병 사태와 관련해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24일 주요 8개국(G8) 정상회담 등 국제회의체에서 러시아를 제외하기로 했다. 또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와 우크라이나 경제 지원을 골자로 하는 헤이그 선언을 채택했다.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3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 G7 정상들은 90분간 별도 회동을 갖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 이들은 회의 직후 낸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략을 바꿀 때까지 G8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거부하고 올해 6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릴 예정이던 G8 정상회담도 취소하기로 했다. 그 대신 G7은 같은 기간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에 러시아는 G8 체제 자체에 미련이 없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헤이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서방이 G8에 관심이 없다면 우리도 매달리지 않는다며 G8은 비공식 클럽(모임)이기 때문에 누가 회원카드를 발급하는 것도 아니며 애초 회원을 쫓아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G7 정상은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에 대한 재정 지원 확대 방안도 논의했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까지 긴장을 고조시킨다면 러시아에 대해 에너지, 금융, 국방 등의 후속 제재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은 천연가스 수출을 무기로 삼고 있는 러시아에 압박 카드를 내놓았다. 미국은 24일 자국 액화천연가스(LNG)를 외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추가 허가를 내줬다. 미국 에너지부는 이날 총 70억 달러가 투자되는 조던 코브 에너지 프로젝트에서 자국의 LNG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나라에도 수출할 수 있도록 조건부 승인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최종 허가를 받으면 미국 서부 오리건 주 해안 쿠스베이에 들어서는 LNG 터미널을 통해 로키산맥캐나다산 천연가스를 하루 최대 2266만 m 규모로 20년간 수출할 수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유럽이 이 천연가스를 수입하면 러시아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그러나 환경 검토와 규제 당국의 최종 승인 등 절차를 아직 거쳐야 해 실제 수출이 시작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 올해 1분기 러시아에서 빠져나가는 투자자금이 약 700억 달러(약 75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안드레이 클레파치 러시아 경제차관은 이날 1분기 자본유출 규모가 정부가 예상했던 650억700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제로에 머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의 1분기 자본유출은 지난해 전체 유출 규모인 630억 달러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G7과 EU의 움직임에 이견을 보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소속 신흥 경제국은 러시아 제재에 반대하고 유엔을 통해 사태를 해결할 것을 주문하는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브릭스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성명에서 적대적인 언사와 제재 그리고 강압은 지속 가능하고 평화적인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파리=전승훈 raphy@donga.com

워싱턴=정미경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