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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못하게 하는 법 말고 잘하게 하는 법 만들라

공부 못하게 하는 법 말고 잘하게 하는 법 만들라

Posted February. 20, 20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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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학습 금지 관련 법안이 그제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이 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8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법이 시행되면 대입 논술고사는 고교과정을 벗어날 수 없고, 외국어고 과학고 등에서 특정학년 수준을 벗어난 어려운 시험문제를 낼 수 없다. 학원이 선행학습을 광고할 수도 없다.

고입과 대입에서 선행과정 평가를 금지하면 어느 정도 사교육을 줄이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특목고의 과열 경쟁도 다소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사교육을 줄이는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수학은 선행학습과 심화학습을 칼로 무 자르듯 나누기 어렵다. 학교에서 안 가르치면 학원에서 배울 것이다. 영어는 학교 성적보다는 어릴 때 외국어를 습득해야 한다는 실질적인 이유에서 선행하는 경우가 많다.

정치권과 정부가 궁리해내는 교육 정책은 만날 사교육비를 줄이는 데 치중해있다. 가고 싶은 좋은 대학은 적고, 가고 싶은 사람은 많은 현실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선행학습을 막고 시험을 쉽게 내면 풍선효과로 다른 부작용이 생긴다. 지금도 수학능력시험이 과거보다 쉬워 학생들은 풀어본 문제를 풀고 또 풀면서 실수 안하기 무한반복을 하고 있다.

한국 교육은 쓸모없는 공부를 많이 시킨다. 달달 외는 주입식 교육, 학교가 가르치는 정답 빼고 다른 것은 다 틀렸다는 교육, 국영수 위주의 이론과 문제풀이에 치중한 교육으로는 21세기형 창의적 인재를 기를 수 없다. 교육의 틀을 확 바꿔서 심신의 균형을 이루는 체육활동, 동서고금의 양서()를 섭렵하는 독서, 친구들과 팀을 이루는 탐구활동, 글로벌시대에 필요한 외국어능력, 음악 미술 같은 예능교육을 더 강화해야 한다. 예체능 사교육이 성행할까봐, 교사를 못 믿어서, 성적 시비를 막으려고 언제까지 주입식 단답식 교육제도를 유지해선 안 된다.

사교육 잡기가 교육정책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는 18일 학교를 경쟁시켜 학생들을 승리자로 만들라는 칼럼에서 교육 격차를 줄이고 전반적 성취도를 높일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교육시스템에 경쟁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했다. 융합형 인재를 만들기 위한 큰 그림을 그리면서 공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학교별, 지역별 경쟁을 해야 한다. 일부 자사고에서 도입한 탐구식 토론식 교육방법을 공교육에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산업화 시대에도 지식정보화 시대에도 가장 중요한 투자가 교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