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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만명 사연 담은 브릴쏭세박자로 유튜브 대박

17만명 사연 담은 브릴쏭세박자로 유튜브 대박

Posted January. 29, 2014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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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떻게 지내 친구/혹시 아직도 많이 아파/지금 참기 힘들어도 별거 아닐 거야 다 시간이 지나면/잠시 뿐인데 but I miss you.

최근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노래 브릴리언트 이즈(브릴쏭)의 가사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1월 22일 공개한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28일 현재 조회 수 820만 건을 넘겼다. 자동차 전문매체인 미국 오토모티브뉴스는 지난해 말 이 뮤직비디오를 자동차 분야 3위 영상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마케팅업계에서 유튜브 조회 수 100만 건을 넘기면 인기 영상으로 보는 점에 미뤄볼 때 브릴쏭 뮤직비디오는 대박을 친 셈이라고 말했다.

고객 사연을 직접 받아

현대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세계 곳곳의 고객을 대상으로 자신만의 생생한 이야기를 짧은 가사로 만들어 달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고객들은 차에 탔을 때 느끼는 감정 등 40가지 카테고리 중 하나에 맞춰 자신의 사연을 여덟 마디 가사로 정리해 응모했다.

이렇게 모인 사연은 총 17만 건. 현대차는 이 가운데 고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가사 50개를 추렸다. 추린 사연은 단순 수치로 계산하면 3400 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셈이다. 이 안에는 여자친구에 대한 애틋함이나 직장 상사의 부당한 대우에도 대들지 못하는 회사원의 속마음, 밝은 미래를 꿈꾸는 청년들의 다짐 등 다양한 사연이 담겨 있었다.

인기 가수도 참여

인기 가수들도 흥행에 힘을 보탰다. 스컬, 하하, 긱스 등 힙합 가수들은 추린 내용을 바탕으로 가사를 완성하고 노래를 불렀다. 힙합 듀오 리쌍의 길은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았다. 가수 정인은 코러스로 참여했다.

브릴쏭 뮤직비디오는 공개 직후 음원 사이트인 엠넷과 벅스에서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기업이 만든 브랜드송으로는 이례적인 결과다.

현대차 측은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삼아 자신의 사연이 노래가 되는 짜릿한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생각에 많은 사람이 화답했다고 설명했다.

관심이 모여 또 다른 참여로

현대차는 바로 손수제작물(UCC) 응모 이벤트를 이어갔다. 고객들이 브릴쏭에 어울리는 영상을 찍어 보내면 이를 편집해 소비자가 직접 출연한 뮤직비디오를 추가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현대차가 개설한 유튜브 페이지에는 세계 곳곳에서 올린 영상이 줄을 이었다. 응모자의 국적도 영국 중국 인도 칠레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 다양했다.

호주에 거주하는 한 대학생은 저는 작사를 해본 적도 없고 랩도 잘 못한다면서도 영상 제작부터 편집, 작사, 노래, 랩을 모두 혼자해서 상당히 초라하지만 귀엽게 봐 달라며 영상을 올렸다. 그의 영상에는 호주인들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 크리스마스이브에 길거리를 메운 사람들의 모습 등 그가 기억하고 싶은 일상들이 담겨 있었다.

현대차는 29일 고객들의 영상을 편집한 새로운 뮤직비디오 브릴쏭 파트2를 유튜브에 공개할 예정이다. 영상 마지막에는 UCC 이벤트에 응모한 모든 고객의 이름을 넣기로 했다.

정명채 현대차 브랜드전략실장(이사)은 브릴쏭 마케팅은 소비자를 주인공으로 참여시키고 생생한 스토리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며 힙합 음악과 뮤직비디오로 화제를 불러왔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