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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보다 위험한 중 스모그 캔 공기 불티

Posted February. 02, 2013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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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그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에서 티베트와 대만 등 청정지역에서 포집했다는 캔 공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봉이 김선달식 상술로 보이지만 대기오염에 따른 중국인의 불안감이 얼마나 큰지 가늠케 한다.

1일 중국시보에 따르면 괴짜 사업가이자 자선가인 천광뱌오() 장쑤황푸(포)자원재활용유한공사 회장이 최근 내놓은 캔에 담긴 공기가 열흘간 800만 개나 팔렸다. 캔당 가격은 5위안(약 880원)이며 일반 콜라캔처럼 330mL 용기에 담겨 있다.

천 회장은 캔에 오염되지 않은 티베트와 칭하이()와 탈공업화된 대만, 공산당 혁명성지 산시() 성 옌안()의 공기를 담았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처음 출시될 때는 각종 기행으로 유명한 천 회장이 환경보호를 환기시키기 위한 일회성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더욱이 캔에는 별다른 상품명이 없이 본인의 사진과 함께 천광뱌오는 좋은 사람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그는 홍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30년 뒤에는 우리 후손들이 가스 마스크나 산소 탱크를 갖고 다녀야 할지도 모른다며 이번 판촉 행사를 환경 캠페인과 연계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이징()을 중심으로 대기오염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일반인들이 앞다퉈 캔 공기를 구입하고 있다. 캔에 100% 산소만 들어있는 게 아니라 일반 공기로 채워져 있는 데다 콜라(약 3위안)보다 값도 60%나 비싸고, 내용물 자체가 티베트 등에서 갖고 온 것인지조차 불확실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인들이 스모그 공포에 사로잡혀 있음을 보여준다.

광저우()호흡기질병연구소 중난산() 소장은 지난달 31일 관영 중국중앙(CC)TV에 출연해 스모그가 2002년 중국을 덮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사스가 발생하면 환자를 격리시킬 수 있어 추가 감염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지만 스모그는 실내 공기까지 악화시키기 때문에 피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중 소장은 이어 대기 질과 질병 발생 빈도 간 역대 기록을 조사한 결과 이번 스모그로 베이징에서는 앞으로 10년 내 폐암 환자가 6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기 중 지름 2.5m 이하 초미세먼지(PM2.5)는 심혈관계와 신경계통 등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중에서도 호흡기에 가장 큰 부담을 준다. PM2.5 농도 상승과 병원 입원율 간의 역대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현재와 같은 수준이면 폐암 발병률이 60%까지 높아진다는 것. 베이징의 PM2.5 농도는 1월 한때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m당 25g)의 약 40배인 993g까지 치솟았다.



고기정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