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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스마트폰 개인정보 고스란히 복원

Posted October. 31, 2012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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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화 작업을 하면 완전히 삭제된다는 스마트폰 개인정보가 간단한 작업으로 복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산업부가 익명의 제보자와 함께 인터넷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데이터 복원 프로그램으로 실험한 결과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가 제공하는 데이터 초기화 기능은 무용지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실험 대상은 인기 중고 스마트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2, LG전자의 옵티머스 원, 모토로라의 모토글램 등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과 애플의 아이폰4 등 모두 4종이었다. 이 가운데 아이폰만 복원이 불가능했다.

8번의 마우스 클릭이면 스마트폰 개인정보가 복원됐다. 복원 프로그램을 돌리니 삭제된 줄 알았던 사진, 문서 파일, 문자메시지 내용 등이 그대로 살아났다. 복원된 사진 파일에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해지할 목적으로 통신사에 보내기 위해 찍은 주민등록증 사진, 열쇠카드(인터넷 뱅킹에 필요한 일련번호 카드)는 물론 가족사진 등도 담겨 있었다. 스마트폰 이용자의 민감한 사생활을 고스란히 볼 수 있었다. 이용자가 10만50만 원의 돈을 받고 스마트폰을 일선 판매상에 넘기는 순간 자신의 개인정보도 유출되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OS를 휴대전화 제조회사에 제공하는 구글은 스마트폰에서 기본 값 데이터 재설정이라는 기능을 터치하면 디바이스의 모든 설정을 초기화하고 모든 데이터를 삭제한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초기화 기능을 누르면 마치 공()기계 상태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스마트폰 안에 모든 데이터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라며 이는 안드로이드 OS가 데이터를 완벽하게 삭제하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복원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3종 가운데 삼성전자와 모토로라 제품에는 안드로이드 OS 최신 버전에 속하는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LG전자에는 옛 버전인 프로요가 적용돼 있다. 이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도 여전히 완전 삭제 기능을 넣지 않았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이 같은 중고폰은 밀수출 형태로 중국, 홍콩 등지에 한 해 500만1000만 대가량 팔려 나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진욱 정지영 coolj@donga.com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