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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알바 임금

Posted September. 09, 2011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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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아르바이트를 줄여서 알바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바이토라고 한다. 그냥 일을 뜻하는 독일어 아르바이트를 시간제 노동이란 의미로 사용한 것은 일본인들이고 그 말이 우리나라에도 들어왔다. 아르바이트에도 최저임금제가 적용된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4320원, 일급 8시간 기준으로는 3만4560원이다. 그러나 실제 아르바이트에는 최저임금조차 잘 지켜지지 않고 임금이 체불되는 경우도 많다.

미국에서는 저임금의 단순 노동을 맥잡(McJob)이라 부른다. 패스트푸드점 맥도널드에서 하는 허접한 일을 뜻한다. 미국 사회학자 아미타이 에치오니는 1986년 워싱턴포스트에 맥잡은 아이들에게 나쁘다는 기고를 했다. 그는 기고에서 미국 고등학생의 3분의 2가 맥도널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일을 하고 있다며 그런 일은 비가 와도 눈이 와도 해야 하는 신문배달이나 가격 흥정을 경험해보는 레모네이드 판매와는 달리 교육적으로 배우는 게 없다고 썼다.

그래도 학생들은 부모에게 용돈 부담이라도 덜어주겠다고 패스트푸드점, 커피전문점, 편의점에서 일을 한다. 유명 커피전문점이 아르바이트 학생들에게 주휴수당(주6일 근무 후 하루 쉬면 나머지 하루를 보상하는 수당)을 주지 않고 일을 시켰다는 고발이 접수돼 고용노동부가 조사에 나섰다. 지난해 기준으로 커피전문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미국산 원두 10g(한 잔 분량)의 수입 원가는 123원에 불과한데 아메리카노 한잔의 가격은 35004000원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원가보다 30배가량 비싸게 팔면서도 주휴수당을 주지 않았다니 심하다.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씨가 상임이사로 있는 희망제작소가 지난 3월 무급인턴 논란에 휘말렸다. 희망제작소가 인턴에게 하루 점심값 5000원만 주고 정규 연구원에 준하는 힘든 업무를 시켰다는 것이다. 인턴은 단순히 일을 돕는 수준이 아니라 정규 업무를 책임졌고 경력을 인정받기 위해 주5일씩 5개월간 일했다. 물론 인턴경쟁률은 무급임에도 10대 1이나 됐고 인턴활동에서 보람을 느꼈다는 반응이 많았다. 박 씨가 설립한 재단에는 자원봉사도 많지만 기왕 인턴이라는 이름을 붙였으니 상징적으로라도 임금을 주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송 평 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