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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을 상징하는 명품 보행교를 만들자

[사설] 서울을 상징하는 명품 보행교를 만들자

Posted July. 20, 201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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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재건축의 일환으로 압구정동에서 서울숲으로 연결되는 한강 보행교(드림브리지) 신축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신축 비용 1000억 원은 서울시와 재건축 주민들이 절반씩 부담할 계획이다. 강남 부자 동네로 연결되는 다리를 건설하는데 세금 500억원을 쓰는 것이 부당하다는 반론도 나오지만 답답한 사고를 뛰어넘는 발상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 다리는 강남북을 연결해 강북의 주민도 함께 쓰는 다리다. 보행교를 잘만 만들면 센프란시스코의 금문교처럼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청계천을 걷다 보면 중국어와 일본어를 자주 듣게 된다. 도로변엔 외국 관광객을 태우고 온 버스들이 줄지어 있다. 청계천과 광화문 광장 일대는 서울 시티투어의 필수코스가 됐다. 서울시가 3900억 원을 투입한 청계천 복원사업은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예산 낭비라는 반론이 많았지만 지금은 서울의 명물이 됐다.

거대도시 서울의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흘러가는 한강은 폭이 1km나 된다. 아기자기한 볼거리로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프랑스 파리의 센강은 규모 면에서 한강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도심 빌딩 숲 속으로 흐르는 청계천과 달리 자연의 웅대함이 살아 있는 강이다. 보행교 예정 위치는 한강이 흐르다 휘어지는 곳이라 상류와 하류를 함께 굽어보는 전망이 뛰어나다. 차가 다니지 않고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건너는 체험형 친환경 다리로 조성하면 서울시민의 사랑을 듬뿍 받는 명소로 태어날 것이다.

도도히 흘러가는 한강의 양쪽을 회색의 아파트 건물 숲으로 막아놓은 것은 개발연대에 우리가 먹고살기에 바빠 도시의 디자인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강 주변 재개발은 잿빛 아파트 담장을 걷어내고 아름다운 경관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보행교 건설도 한강 경관을 살리는 큰 구도 안에서 논의돼야 한다. 압구정 재개발은 그 첫 번 째 삽을 뜨는 일이다.

보행교가 이어질 맞은 편 서울숲은 개원 6년을 지나면서 나무들의 키가 자라고 숲이 모양을 갖춰가고 있다. 사슴과 고라니가 뛰놀고 한강의 물새들이 쉬어가는 곳이다. 이 생태공원을 보행교로 강남과 연결하면 서울숲길-남산길-청계천길-북한산길로 이어질 수 있다. 600년 고도()의 전통문화와 품격이 서린 강북, 젊고 세련된 도회적 매력과 쇼핑 명소로 가득한 강남을 체계적으로 연결해 외국인을 서울로 끌어들이는 명품 관광자원으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