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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생클레르의 통 큰 미소

Posted July. 04, 20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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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여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법정에서 가택연금 해제조치를 받자 부인 안 생클레르는 활짝 웃었다. 그는 과거에 남편이 스캔들에 휘말렸을 때도 오히려 자랑스럽다. 정치인에게 유혹 능력은 큰 자산이라며 감쌌다. 이번 사건이 터지자 단 1초도 남편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유명 변호사들을 고용했다. 가택연금을 당한 남편이 거주할 고급 아파트의 임대료와 막대한 보석금도 부인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한국 남성들은 스트로스칸이 부럽기도 하고, 생클레르의 통근 미소가 불가사의()해 보이기까지 한다.

바람둥이로 유명했던 가수 겸 영화배우 이브 몽탕의 아내 시몬 시뇨레는 남편과 마릴린 먼로와의 염문설이 나돌았을 때 마릴린 먼로가 품에 있는데 저항할 수 있는 남자가 있겠느냐며 감쌌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992년 남편 빌 클린턴과 나이트클럽 가수의 추문이 터지자 방송에 함께 출연해 남편을 사랑하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남편은 무사히 백악관에 입성했다. 1998년 르윈스키 스캔들 때도 같은 태도를 취해 탄핵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힐러리는 나중에 자서전에서 남편의 목을 비틀어버리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스트로스칸도 카메라 기자들이 없는 데선 아내에게 어지간히 당했을 것이다.

스트로스칸 총재 부인의 미소에는 프랑스 사회의 비교적 관대한 성()의식에다 권력자 남편을 둔 아내의 권력의지까지 더해진 것 같다. 파리에 거주했던 한 여성은 권력자 부부는 정치적 목표를 향해 달려온 파트너입니다. 어차피 잠자리를 함께한 지도 오래일 테니 쿨(cool)하게 봐주는 겁니다. 부부간에 프랑스가 높이 사는 연대의식(솔리다리테)이 발휘되는 거죠라고 말했다.

스트로스칸 총재의 부인은 유대인이다. 역시 유대인인 남편을 프랑스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헌신했다. TV에서 최고 시청률의 대담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그는 스트로스칸과 결혼하기 위해 방송계를 떠났다. 자신이 축적한 인적 네트워크도 남편에게 넘겼다. 남편의 정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기꺼이 유산()을 축냈다. 프랑스에서 부부의 정치적 연대의식은 성()적 연대의식을 압도하는 듯하다.

이 형 삼 논설위원 h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