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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노다지 좌표 확보 개발 성큼

Posted May. 13, 201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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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ROV는 HD급 카메라와 최대 160kg을 들 수 있는 로봇 팔을 장착하고 있어 열수광상 구석구석을 상세하게 살폈다.

11일 경기 안산시 해양연 본원에서 만난 이경용 단장은 HD급 카메라로 열수광상에서 사는 게와 미세한 갑각류도 선명하게 촬영했다며 좌푯값도 포함된 동영상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밝혔다.

영상에는 밝은색을 띤 게, 고둥, 말미잘 등이 열수광상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열수광상이 있는 수심 1km 해저에는 햇빛이 닿지 않기 때문에 몸 색이 어둡지 않아도 포식자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일부 포식자는 아예 쓸모없어진 눈이 퇴화되기도 한다. 주세종 해양연 책임연구원은 열수광상에 사는 하얀 장님게는 주변을 볼 수 없어 태어난 곳 주변에서 살다 죽는다고 설명했다.

장님게뿐 아니라 다른 생명체도 열수광상 주변에서만 살 수 있다. 화산 활동을 일으키는 마그마로 인해 뜨거워진 물(열수)이 분출돼 생성되는 열수광상에는 황(S) 성분이 많다. 지상에서 같은 과정으로 생성된 온천에 황이나 게르마늄 같은 금속이 많이 포함된 것과 같은 원리다. 열수광상에 사는 미생물은 황을 양분으로 삼는다. 햇빛 대신 황을 흡수해 광합성이 아닌 화학합성으로 에너지를 만든다. 게, 고둥, 말미잘은 이 미생물을 먹고 살며 작은 생태계를 이룬다.

주 연구원은 황을 분해하는 열수광상 미생물에서 새로운 물질을 추출한 사례가 많다며 열수 분출이 멎으면 조개, 게, 고둥이 죽어 껍데기가 대량으로 쌓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열수 분출이 멎은 열수광상은 해양 생물에게는 무덤이지만 인간에게는 보물창고가 된다. 열수에 섞여 나온 유용한 광물이 주변에 오랜 기간 쌓이며 대규모 광물 덩어리(광체)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금과 은을 비롯해 반도체 등에 사용되는 희유금속이 많다. 박상준 해양연 선임연구원은 열수 분출이 멎어야 개발하기에 안전해진다며 이런 열수광상은 솟아올랐던 굴뚝 모양의 분출공이 허물어지며 정말 무덤 형태가 돼 실제로 마운드(언덕)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열수광상의 개발 가능성은 일정 범위 안에 마운드가 몇 개 있는가가 기준이 된다. 좁은 지역에 마운드가 많을수록 채굴하기 쉽기 때문이다. 해양연 연구팀이 촬영 영상에 좌표를 넣은 이유도 활발한 열수광상과 마운드의 정확한 위치를 알기 위해서다. 이번에 탐사한 통가 해역은 우리나라가 탐사권을 갖고 있는 지역으로 아직 개발권은 확보하지 못했다. 김현섭 책임연구원은 가장 이득이 될 만한 지역을 찾아야 향후 유리한 조건으로 (통가에) 개발권을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연 연구팀은 올해 말 ROV를 활용해 추가 조사를 한 뒤 2차원 지도가 완성되면 열수광상에 직접 구멍을 뚫어 광체의 크기를 측정해 정확한 3차원 지도를 만들 예정이다. 이경용 단장은 600만 t 규모의 해저 광상을 발견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르면 2015년 통가에 개발권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에 조사한 열수광상은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추가 조사를 해야 알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수심 1km의 열수광상을 촬영한 것과 이 정도 수심에 로봇 팔을 장착한 ROV를 활용한 것은 모두 처음이다. 동아일보는 이 영상에 담긴 열수광상의 다양한 모습을 처음 공개한다. 보안상 문제가 되는 좌표는 제거했다.